지루하나 건강한 정통 서부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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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형영화인 듯한 선전, 5백원이라는 비싼 입장료때문에 거작처럼 알기쉬우나 사실은 슈퍼·파나비젼-입체감없는 보통 와이드·스크린 정도다. 『나바론』의 감독 J·리·톰슨, 그레고리 팩 주연, 오마·샤리프를 악역으로 기용한 정통서부극.
『황금이여, 황금이여, 인간을 파멸시키는 황금이여!』라는 주제가가 위두에 두 번 나오듯 영화의 주제는 통속적인 인간의 황금욕이다. 악당 두목 오마샤리프는 보안관, 그레고리펙을 납치해서 황금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황금의 냇물이 흐르는 황금의 계곡으로 안내시키는데, 관록있는 리·J·콥 에드워드·G·로빈슨 등도 그 진열에 참가하는 인물로 잠깐씩 비쳤다가 사라진다.
감독 톰슨은 확실히 오락성을 아는 재간꾼이다. 돈도 별로 안들이고 대작처럼 만들어 냈다. 그러나 『나바론』의 긴박감은 점점 맥빠져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레고리펙은 늙었으되 호남기는 살아있고 오마샤리프는 역시 연기이전에 배우로서의 매력이 있음을 다시 입증했다.
대한극장은 화면크기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단장을 전혀 안해서 지저분하고 학생단체 입장객을 넣어서 극장안을 시끄럽기 한다든가, 접객업소로서의 서비스면은 영에 가깝다.
『맥켄나의 황금』은 오락물로선 요금이 비싸고, 지루한 바도 있었으나 건강성은 있다.
정통 서부극의 맛은 다소있는 범작. <김기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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