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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빅4 프랑스 자동차의 쇠락 … 노조 편들기 포퓰리즘 정책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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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르파드칼레’(Nord-Pas de Calais) 지역은 프랑스의 디트로이트라고 불릴 만하다. 프랑스의 대표 자동차 업체인 르노와 푸조-시트로앵 그룹의 공장들이 모여 있어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미국 디트로이트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지역이 디트로이트의 쇠퇴까지 닮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와 경직된 노동 환경으로 인해 프랑스의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노르파드칼레 지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31만7000대로 전년보다 20.4% 감소했다. 이 지역에 공장이 있는 유럽 2위 자동차그룹 푸조-시트로앵은 지난해 프랑스 내 생산량이 16.6% 줄어들면서 적자로 전환됐고, 르노도 생산량이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두 업체는 총 2만 명이 넘는 인력을 감원하고 일부 공장도 폐쇄할 계획이다.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추락은 2000년대 들어 가속도가 붙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생산량 세계 4위의 자동차 강국이었던 프랑스는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07년까지만 해도 302만 대에 달했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197만 대까지 줄어들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보수파인 사르코지 정부는 물론 진보적인 현 올랑드 정부 모두 ‘프랑스 차는 프랑스 공장에서 프랑스인이 만들어야 한다’며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노조 대표와 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을 지원했다”며 “이 같은 ‘선의의 정책’이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훼손하는 위험한 결말을 초래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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