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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시작인데 … 현대차 벌써 2조 차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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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사 분규로 인한 현대자동차의 올해 생산 차질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임단협 관련 파업은 시작 단계인데,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타격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장기간 파행이 불가피하다”며 파업 강도를 더 높일 태세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20일부터 시작된 파업(24일 주말특근 거부 포함)으로 3203억원의 손실이 났다. 생산 차질을 빚은 차량 대수는 1만5625대에 이른다.

이에 앞서 현대차 노조는 특근수당 문제로 상반기에 12주 동안 주말특근을 거부했다.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은 8만3000여 대, 회사 손실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누적된 생산 차질액만 2조203억원”이며 “이미 지난해 파업으로 인한 영향(1조7048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까지 22년째 파업을 해 총 13조3730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까지 총 파업일수는 중간에 낀 휴일을 빼고도 382일에 이른다. 파업으로 1년 이상 일을 안 한 셈이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23일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만적인 제시안이 제출됨에 따라 올해 현대차의 교섭은 전례 없는 장기간 교섭 파행과 파국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2년마다 돌아오는 현대차 노조 집행부 선거까지 겹쳐 있어 파업이 어느 때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파업이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서 현대차의 국내 생산은 줄고, 해외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성이 해외 공장과 비교해 갈수록 떨어지는 데다 국내 차시장이 정체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해외 공장을 늘릴 계획은 없지만 파업 갈등이 계속 반복된다면 국내 생산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47.9%였던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올해 1~7월 38.9%로 줄어들었다.

김영훈·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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