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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업 '주부감각이 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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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최근 여성들이 소규모 점포 창업을 해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여자라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려 남성 못지 않은 영업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여성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자 못지 않는 프로의식을 갖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주부의 경우 육아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놓은 뒤에 창업에 나서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또순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경호 기자

*** 액세서리점 임길순씨

번화가에 맞게 업종 변경

◆ 여성 창업 3전4기=수제 액세서리전문점인 프시케 구리점을 운영하는 임길순씨.임씨는 남편의 갑작스런 작고로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빵집을 했다.그러나 빵집을 접었다 새로 열기를 세차례나 했다.번번이 인근에 대형점포가 생겨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임씨는 올초 마지막으로 빵집을 정리하고 대신 그 자리에 액세서리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었다. 4평짜리 점포였지만 사람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라 액세서리가 적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창업비용은 개설비 2500만원에 점포 보증금과 권리금을 합쳐 1억원이 조금 넘었다. 월 매출액은 900만원 정도인데, 월세와 인건비.관리비.제품 구입비 들을 제외하면 순수입은 250만~300만원선이다. 인근에 경쟁점포가 몇 군데 있었지만 임씨 가게는 원석으로 만든 수제 액세서리라는 점에서 손님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제품이 일주일에 한번씩 나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임씨는 "힘들 때도 '아직 참을 만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순대 음식점 권미경씨

발품 팔아 철저한 사전 조사

◆ 15년 전업주부 탈출기=또순이순대 일산행신점을 운영하는 권미경씨.그는 15년간 전업주부로 살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지난해 11월 식당을 열었다. 권씨는 창업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우선 신문에 난 창업기사와 자료를 꼼꼼하게 모았다. 소문난 곳이면 반드시 찾아가 음식맛을 봤다. 창업비용이 모자라 상권이 좋지 않은 곳에다 식당을 차렸다. 그는 1년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밤 12시까지 일한다.

홍보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생각한 권씨는 월 매출의 2~3%는 전단지 배포 등 광고비로 썼다. 권씨는 "발로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배달도 직접 한다"고 했다. 그는 "창업 이후 매출이 꾸준히 늘어 요즘은 한달 평균 2200만~2300만원(순익 600만~700만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창업 5개월만에 몸무게가 6㎏이나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며 "남들은 돈을 들여 살을 빼는데 나는 일을 하면서 살을 빼니 일석이조"라며 웃었다.

*** PC방 조원애씨

인테리어·PC 최고 수준으로

◆ 업종전환 성공기=존앤존 PC방 수원 영통점의 조원애씨.그의 첫 사업은 의류판매였으나 재미를 보지 못하고 2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대신 서울 강남에 체인 호프집을 열었다. 주로 대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을 상대로 하는 사업이라 매출은 꽤 높았다.하지만 술 취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어려워 3개월 만에 포기했다.그는 업종을 바꿔 PC방 프랜차이즈 가맹점(60평)을 열었다. 점포 보증금을 뺀 투자비는 1억8000만원이었다. 2년 넘게 하루도 안 거르고 12시간 이상 악착같이 일한 덕에 수익은 쏠쏠했다. 그는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투자금을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뽑았다"고 했다. 요즘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하루 300~400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는 고객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장에서는 누님.언니로 불릴 정도로 손님들과 격의없이 지낸다. 그는 "서비스업이니 친절은 기본이죠. 아무리 상권이 좋아도 노력 없이는 손님들이 찾아주지 않아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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