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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전의 오월동주…소 중공 【볼티모어·선=본사독점취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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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 대통령은 미국의 캄보디아 개입을 발표할 때 이미 소련과 중공의 반발이나 미국 안의 반대 여론을 각오했을 것이다. 닉슨 연세 이후의 사태는 예상한 대로였으나 소련과 중공이 공산 진영 안에서 벌이는 헤게머니 쟁탈전은 닉슨 연세에 대한 반응에서도 경쟁적으로 나타났다.
소련수상 코시긴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 미국의 캄보디아 개입을 비난함으로써 경고를 발했다.
모스크바의 생각으로선 인도차이나 전쟁지원을 감축할 의도가 없는 것 같으며 중공은 오히려 그들의 경제 파탄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계속되는 한 하노이에 물질적 원조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중공의 선전에 의하면 중공은 동남아에서의 분쟁 개입이외에도 4천5백 마일에 걸친 국경선에서 소련과의 전쟁도 준비하고있다.
어쨌든 소련과 중공은 서로를 경계하면서 서방세계에 대한 도전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제국주의자』들에 대해 적대감과 도전을 강화함으로써 그들은 그들 국내의 힘을 하나로 뭉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소련의 경제문제는 아주 심각한 것이며 이 때문에 크렘린 안에서의 알력이 보도되기도 했었다.
또 68년 체코를 침공하여 자유파 기수 두브체크를 몰아낸 사건은 많은 동구위성국들의 불신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루마니아 공산당서기장 니콜라이·차우세스쿠 같은 사람은 크렘리의 권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69년2월 프라하의 소용돌이가 아직 계속되고 있을 무렵 차우세스쿠는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대통령을 만났다.
양자회담이 끝난 뒤 발표된 성명은 두 사람이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주권의 원칙을 재학인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들은 소련이 처해있는 입장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즉 제2의 체코 사태 같은 것은 감히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만일 그랬다가는 크렘린이 계획하고 있는 그해 가을의 공산국 회의를 앞둔 잠정적 단결이 깨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동구 블록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서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특히 그들은 두브체크 식의 사회주의를 택함으로써 자본과 기술원조를 받기를 열망하고 있다.
동구각국의 이런 움직임은 항상 모스크바의 곤경을 날카롭게 하고있다.
이제 닉슨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그가 취한 행동 때문에 소련으로 하여금 위성국들의 단결을 장학할 기회를 준 셈이다.
절제와 조용한 힘으로 닉슨은 그 자신이 말하는 대결이 아닌 협상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닉슨 은 괴로운 도박을 걺으로써 스스로 약하다는 증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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