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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면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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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두건의「개스」사고가 일어났다. 신문에 실린 유조차의 화재사진은 전율을 자아낸다. 휘발유의 불길은 하늘이라도 태울듯이 치솟는다. 불은 이웃에까지 번져 두채의 집이 불탔다.
대구의 중심가에서 일어난「프로판·개스」화재로 극장과 백화점건물을 몽땅 태웠다. 「프로판」곤로에서 넘친 개스에 불이 당겨, 이화재가 일어난 것이다.
「프로판·개스」는 공기보다 1·5배나 무겁다. 그래서 언제나 바닥에 내려앉아 있다. 문을오래 닫아둔 부엌에서 그 개스가 열려 있을 때 성냥불을 켜면 공중에 불길이 날아 다닐수도 있다. 마치 「도깨비 불길」같이 말이다. 최근 「개스·라이터」에 넣는 개스도 대분은 이 「프로판」이다.
그만큼 발화력이 강하다. 「라이터」의 버튼을 누르면「팡」하는 폭발음이 들린다. 역시 「프로판·개스」「곤로」도 같다. 이때의 폭발음은 겁까지 준다. 음식점에서 이「곤로」에 불을 당길 때면 주위의 사람들은 으례 불을 외면한다. 「쾅」하는 폭발음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프로판」의 폭발력이 얼마나 높은가를 가르쳐 준다. 발화와 폭발이 모두 위험한 것이다.「프로판」을 쓰는 가정에선 적어도 1년에 한두 차례씩은 「고무·호스」를 가는 것이 좋다.
유조차의 위험도는 이에 못지 않다. 우선 휘발유 탱크를 실은 자동차는 무슨 에너지로 달리는가. 개스의 폭발에서 일어나는 「스파크」의 힘이다. 말하자면 개스·탱크 각에선 끊임없이 불꽃이 튕기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유조차의 충전은 특별한 설계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당국은 비상시이외에는 유조차의 운행을 야간으로 제한했었다. 그후 어째서 이와 같은 『달리는 공포』가 방치되었는지 궁금하다.
이번 사고는 하찮은 담배꽁초에 의해 일어났다. 그러나 「하찮기 때문」에 이런 화재는 또 일어날 수도 있다. 그만큼 주의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유조차가 대낮의 대로를 질주할 수 있는 그것도 문제지만, 그 차를 움직이는 운전사의 양식도 중요하다. 특수차량에 대한 새로운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각종 공사의 중기·대형차량·유조차등은 단순히 기술자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면허」는 기술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인간의 성실에 대한 그것도 필요하다. 「프로판·개스」의 기구를 만드는 공정과 기술에도 이 「인간면허」는 함께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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