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투자로 부엌을 편리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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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질문】l만원 이내의 예산으로 부엌을 개량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아궁이 돌과 부뚜막밖에 없는 허술한 농가의 부엌이며, 아궁이 하나는 연탄을 때고 다른 하나는 나무를 때고 있습니다. 최소한도로 불편을 줄이면서 농촌사정에 알맞은 개량법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권정숙·주부·경북안동)
【대답】우리나라의 재래식 부엌에서 개량해야할 점은 ⓛ바닥의 높이를 방 높이와 같게 해서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고 ②아궁이 높이를 높여서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하며 음식을 만드는 폐단을 없애고 ③부엌 안에서 물을 받아쓰고 버리도록 상·하수도 시설을 하며 ④편안한 자세로 서서 일할 수 있는 작업대를 만들고 ⑤안방까지 음식을 쉽게 날라다 먹을 수 있게 사잇문을 만들어야 할 것 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엌 바닥을 높이는 문제는 대부분 다락이 천장 위에 있어서 쉽게 개량할 수 가 없으며, 부뚜막 높이도 불 하나로 난방과 조리를 함께 해야하는 우리 형편으로는 별도리가 없겠습니다. 우물물을 쓰는 시골에서는 부엌에서 물을 받아쓸 수 있게 수도 공사를 하는 일도 곤란하겠습니다.
1만원 이내의 예산이라면 우선 부엌 한쪽에 개수대와 작업대를 만들고 바닥을 「시멘트」로 정결하게 바르고 안방과 사잇문을 만드는 정도로 규모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도 설겆이 할 때마다 물을 버리러 하수도까지 나가곤 하는 수고가 절약되며,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하며 하루종일 일하느라고 허리가 아픈 일도 줄어들 것이며, 식사 때마다 부엌에서 음식을 들고나와 신을 벗고 마루에 올라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수고를 안 해도 좋을 것입니다.
사람이 가장 편한 자세로 일할 수 있는 작업대의 높이는 70∼75㎝라고 합니다.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 재료들을 씻는 개수대는 벽 한쪽에 붙여서 이 높이로 벽돌을 쌓아 올린 후 그 위에 싱크」를 얹고 아래로「파이프」를 꽂아 하수도 공사를 하면 됩니다. 「싱크」는 위의 그림대로「시멘트」나 인조석을 발라 만들어도 좋고, 또 도기를 취급하는 가게에서 1천 원 정도로 완제품을 살수도 있습니다. 「파이프」는 합성수지나 합성「파이프」를 쓰고 부엌바닥에서 하수도까지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오지 토관을 묻습니다.
개수대 옆의 작업대는 같은 높이로 짠 나무 찬장 위에「비닐」장판 등을 깔아 물 묻은 그릇 등을 올려놓거나 그 위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합니다. 가능하다면 같은 높이로 벽돌을 쌓아 풍로를 하나 마들고 난방의 필요가 없는 여름철에는 연탄을 그쪽에만 피워 조리대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안방과의 사잇문은 창문 하나정도로 뚫고 나무 선반을 매어 음식그릇 등을 올려놓거나 나르는데 사용합니다. 작업대 공사가 끝난 후에는 흙바닥에 돌을 깔고 위에「시멘트」를 발라 청결한 부엌이 되도록 합니다. 찬장은 작업대에서 가깝고 쉬운 곳에 배치하고, 작업대에서 손닿는 높이의 벽에 선반처럼 매어도 좋겠습니다.
주부들의 일손이 바쁜 농촌에서 부엌의 개량은 더욱 시급한 일이며 1만원 내외로 개량한 이 부엌은 농촌 주부의 수고를 훨씬 덜어 줄 것입니다.
신현권(대한주택공사·주택「센터」설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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