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 보고서 싸고|미외원 논쟁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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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후「마셜·플랜」이래 22년동안의 미국의 대외원조 정책 방향에 일대 전환을 요구한 「피터슨」보고서를 놓고 미국의 조야는 지금 찬반 양론으로 갈려 떠들썩하다고 외지는 보도하고 있다.
「닉슨」대통령이 외원자금의 보다 효율적인 사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해「루돌프·피터슨」씨 (전「뱅크·오브·아메리카」총재)를 단장으로 구성한 16인 특별위원회는 지난주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현 외원정책의 모순점내지 비효율성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군사 원조와 경제개발 및 기술원조를 명확히 구분할 것 ②AID를 폐문하고 군사 목적이외의 경제 원조는 서구와 일본등 세계 주요 원조공여국과 함께 국제 개발은행 성격을 띤 국제원조 기구를 설정, 이 기구로 하여금 대 후진국 원조업무를 수행케 할 것 등을 건의했는데 미국의 발언권을 상대적으로 축소시키게 될 이 새로운 외원정책에 대해 의회와 일부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피터슨」위원회는 AID를 중심으로 수행되어 온 이제까지의 대외원조는 계획의 정확성이 결여된 데다가 수원국의 현실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채 공여 되었기 때문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 IBRD를 비롯한 국제원조 기구에 대한 미국의 출자금을 배가하는 이외에 수원국의 발언권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피터슨」위원회의 이러한 건의는 미의회가 희망하는 외원정책방향과 근본적으로 상치된다. 미의회는 외원규모를 계속 줄일 것과 이에 불구하고 행정부의 외원계획과 수원국의 사용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통제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로저즈」국무장관도 「피터슨」보고서는 『지나치게 혁명적』이라고 반대하는 편에 가담하고 있다.
그러나 「닉슨」대통령은 「피터슨」보고서를『참신하고 고무적인 제의』라고 말하면서 70년대 대외원조 정책수립에 이용할 계획임을 명백히 하고 있어 「피터슨」보고서를 둘러싼 찬반 싸움은 팽팽한 형편이다.
한편 이러한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워싱턴」의 관측통들은 AID를 폐지하지는 않더라도 미국의 대외 원조정책이 수원국의 의사를 보다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짙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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