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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등 GE 제치고 월마트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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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999년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주식 분할을 발표하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즉각 이 회사의 주식 1억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버핏이 월마트 주식 5백만주를 차곡차곡 매수해 나가자 주가는 24달러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한 그는 당초의 매수 계획을 포기했다.

그후 월마트 주가는 70달러까지 올랐으며 침체장인 요즘도 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80억달러를 챙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월마트는 최대 기업이면서도 역동성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월마트가 전통의 우량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제치고 미국의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2003년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영예를 안았다.

포천 최신호(2월 18일자)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기업 경영자와 애널리스트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3위였던 월마트가 1위로 뛰어올랐다.

월마트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는 최저가 전략을 통해 실적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또 지난해 미국을 뒤흔들었던 각종 스캔들에도 휘말리지 않았다.

지난해와 같이 2위에 오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대형 항공사들이 9.11 테러 사태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해 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려 30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억만장자 투자가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어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철저한 기업 본질가치 중심의 투자와 버핏의 명성에 힘입어 3위에 올랐다.

4위인 델 컴퓨터는 PC산업의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올린 점이 인정됐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를 고수했던 GE는 올해 5위로 추락했다. GE는 수년간 이어온 두자릿수 성장률이 지난해 3%로 낮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데다 회계 불투명성에 대한 월가의 비판, 잭 웰치 전 회장에 대한 과도한 특혜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겹치면서 명성에 금이 갔다.

지난해 '톱10'에 들었던 건축자재.인테리어용품 판매회사인 홈데포와 시티그룹.인텔 등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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