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인쇄소에 불|종업원 5명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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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일 하오 5시20분쯤 서울 종로구 장사동85 삼익문화정판사(주인 김영환·42)에서 불이나 인쇄기술공 양정남씨(27)와 업자 한웅렬씨(38·서대문구 홍제동107의3) 및 직공 이원재씨(25), 이송재군(19)형제, 송창익군(22)등 5명이 불타 죽고 오기홍씨(21)와 심상업군(22)이 중화상을 입었다. 이불은 이송재군이 연탄난로 옆에서 손에 묻은「잉크」를 닦으려고 휘발유를 깡통에 붓다가 난로에 잘못 부어 방화, 삽시간에 40평짜리 인쇄공장을 모두 불태우고 인근 삼영「멕기」사(주인 이병욱·38)와 삼영전업사(주인 이회봉·31)를 반소, 30분만에 꺼졌다.
이날 인쇄소 안에서 일하던 직공 9명 가운데 정문근처 제판실에서 일하던 이인구씨(33)등은「펑」소리가 나고 불길이 치솟자 재빨리 밖으로 뛰어 나왔으나 나머지 5명은 철사에 곽 묶여 있는 비상문을 열지 못해 변을 당했다.
불탄 인쇄소는 한옥 일부를 개조,「블록」으로 간을 막아 공장으로 써왔는데 소화기도 갖추지 않았고 삼영「멕기」쪽으로 통한 비상문을 제외하고 출구는 정문밖에 없어 대낮의 불에도 인명피해가 컸다.
이 인쇄소는 주택가 술집등이 밀집해 있는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 항상 화재위험이 많아 주민들은 3개월전 인쇄소를 철거해 달라고 당국에 진정했었다.
경찰은 인쇄소 주인 김씨와 지배인 이양재씨(34)를 중실화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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