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엔 무기 사찰관, "이라크 위협적 존재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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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콧 리터 전 유엔 무기 사찰관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콧 리터 전 유엔 무기 사찰관은 그의 조국인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기 일보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라크 국가평의회 연설에서 일요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리터 전 사찰관은 일반 시민의 자격으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공격 위협을 비판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그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이라크에서 무기 사찰 활동을 벌였으며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있기 이틀 전에 미국으로 소환됐다.

리터는 일요일 이라크는 미국에 위협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는 작년 9월 11일 미국을 공격한 테러와 같은 종류의 활동을 지원하는 후원국이 아니며, 실제로는 악몽 같은 날 미국을 공격한 사람들의 특징인 극단적 과격주의를 단속하는 나라"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의회 연설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터는 이라크가 과거 사찰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담에 대한 군사적 행동의 국제적 지지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 살상 무기를 숨겨두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의도 또한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부시 대통령은 목요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무기 사찰관들의 자유로운 사찰을 허용하던가 아니면 이를 거부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 통첩을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겨냥해 밝힐 예정이다.

일요일 연설에서 리터 전 무기 사찰관은 이라크가 어떤 종류의 대량 살상 무기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라크의 무기 프로그램에 관해서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런 우려들은 전적으로 기술적 측면에서의 염려이며, 거의 7년 동안 유엔이 행한 지속적 사찰 활동으로 90-95% 수준에 이르는 무장 해제 상태를 보증 받아온 이라크의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리터 전 사찰관은 만약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라크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게 된다면 이는 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세계를 지배해온 정치적 동력을 영구히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정치적 동력이란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국제법의 기초로 국가간의 문제는 평화적 해결 방법으로 푼다는 것이다.

리터는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 소재를 추적하고 제거하려는 사찰팀의 시도를 유엔 안보 이사회와 미국 정부가 결정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1998년 유엔의 수석 무기 사찰관직을 사임했다.

그는 미국 정보 기관의 요원들이 무기 사찰단을 첩보 활동을 위한 보호막으로 사용했으며 사찰단의 신뢰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일요일 이라크 평의회 연설 전, 리터 전 사찰관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전쟁을 하기 위한 구실로서 무기 사찰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제기하고 있는 최후 통첩과 같은 행동에서 발견되는 문제점 중 하나는 그가 어떤 신뢰성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의 각료들은 사찰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리터 전 사찰관은 "부시 행정부의 각료들은 이라크에서 앙갚음을 하고 이라크를 무장 해제 시킨 후에라도 여전히 사담 정권의 전복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덧붙였다.

BAGHDAD, Iraq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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