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도착자 사제직에서 추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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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사제단을 강타한 일련의 스캔들로 인해 개인적인 상처를 받았다고 말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성적으로 이상 취향을 가진 사람이 사제직에 입문하는 것을 막는 데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82세의 교황은 독신주의가 불필요한 의무가 아닌 사제가 신에게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전통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여겨져야만 한다며 다시 한 번 독신주의에 관한 가톨릭 교회의 규정을 확인했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가톨릭 교회를 흔들던 일련의 위기 상황에 관한 가장 최근의 발언으로, 로마의 남부에 소재한 여름 휴양지를 방문한 브라질 주교들에게 포루투갈어로 전달됐다.

교황은 신학교 입학 시기부터 명백히 성적 이상 취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사제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지 못하도록 교회가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비록 이번 발언이 브라질 주교들에게 전달된 것이기는 하지만 미국과 그 밖의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된 성추행 파문으로 가톨릭 교회가 흔들린 점을 고려한다면, 교황의 발언은 전 세계 신도들을 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에 어린이 성추행 사건으로 개인적인 상처를 받았다고 말한 바 있는 교황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환기시킬 의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교황은 주교들이 그들의 재량권 안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부적격 인물들이 사제직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직자들이 무엇보다도 도덕성과 성적인 측면에서 철저히 선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 바오로 2세는 결코 사제 서임을 받을 수 없는 사람에 젊고 미성숙한 청년, 또는 성적인 측면에서 확실한 일탈 징후를 보인 사람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처럼 그와 같은 사람들은 신자들의 양심에 중대한 일탈을 일으킬 수 있으며 나아가 전체 교회에도 명백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연이어 터진 성추행 사건으로 최근에는 독신주의에 관한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성추행 스캔들의 근본 원인은 독신주의라는 비판과 함께 가톨릭 교회 내에서는 이와 관련해 활발한 논쟁이 일어났다.

독신주의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인과관계로써 독신주의와 소아(小兒)에 대한 성적 편향증을 연결시키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교황이 성추문에 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가장 최근의 일은 지난 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였다. 당시 교황은 사제가 저지른 아동 성추행 사건들은 가톨릭교도들에게 수치와 슬픔의 원천이었다고 말하며 교회 구성원들이 대다수 고결한 사제를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4월 교황은 가톨릭 교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고위 성직자들의 신뢰성을 침해한 어린이 성추행 사건 대응책 마련을 위해 미국 성직자들을 바티칸으로 소환해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 긴급 모임에서 교황은 어린이들에 해가 될 어떠한 사람도 사제직에 머무를 여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일부 사제들에 의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정책이라고 명명된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로마 가톨릭 주교들은 지난 6월 어린이에 대한 성적 편향증을 가진 신부들을 사제로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추방하자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성당이 새 정책을 실시하기 전에 먼저 바티칸이 새로운 정책에 대해 승인을 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새 정책은 로마 교회법의 테두리 안에서 변화를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바티칸은 이번 달 말까지 이 정책에 대한 공식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VATICAN CITY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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