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납북자 금명 귀환할 듯|북괴, 국적에 송환용의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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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해 12월11일 북괴로 강제납치 된 KAL기의 승객과 승무원은 금명간 송환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지난 3일 북괴 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보낸 『만일 승객과 승무원이 원한다면 일방적으로 곧 돌려보낼 용의가 있다』는 내용의 전문에 근거를 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납북 인사들을 인수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북괴측의 통고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한민간 대표회담만을 고집하던 북괴가 태도를 바꾸어 송환용의를 밝힌 것은 KAL기 납북사건의 해결이 큰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납북된 KAL기 송환에 대해 북괴가 일방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움직임에 짙은 관심을 모으고 가까운 시일 안에 있을지 모를 KAL기 승객승무원의 송환가능성을 다각적으로 검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4일 군사정전위 [유엔]군측 소식통은 북괴가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국적에 일방적으로 KAL기 송환을 다루겠다는 태도는 지금까지 판문점에서 군사정전위를 통한 송환협상과는 전혀 새로운 것이라고 말하고 이 같은 북괴의 일방적 태도는 KAL기 송환이 실현될 경우 ①판문점을 통한 송환과 ②해상에서의 송환 등 여러 가지의 송환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KAL기의 해상송환 가능성에 언급, 지금까지 북괴는 납북된 KAL기 문제가 ⓛ군사정전위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②이 문제는 한국 민간대표에 의해 해결될 국내 문제라는 점을 주장해 왔다고 상기하고 이른바 북괴측의 일방적 태도가 판문점을 통한 군사정전위의 기능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북괴의 일방적 태도를 예측할 수 없는 일이나 북괴가 적십자사를 통해 국적에 일방적 송환의사를 처음으로 통고한 것은 지난 2일 제3백71차 비서장 회의에서 [유엔]군측이 양측 적십자사대표를 통해 KAL기 탑승원을 판문점에서 송환하라는 제의에 가까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현재로는 정부는 북괴의 통고를 기다릴 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군측은 3일 하오 북괴에 경비 장교회의를 갖자고 제의했으나 북괴는 이를 즉각 거절했다고 [유엔]군 대변인이 말했다. [유엔]군 대변인은 판문점에서 있을지 모를 송환에 대비, 경비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경비장교회의를 제의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무부 대변인은 북괴가 그들의 방송을 통해 납북된 KAL기의 탑승객들을 일방적으로 송환할 것이라는 용의를 표시한데 대해 『만일 북괴의 태도가 사실이라면 북괴는 방송을 통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지체 없이 그러한 의사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한 한 가닥 양심을 실중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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