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프라 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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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웨리 (나이지리아) 22일 UPI급전동양】『아주 쓸모 없는「비아느타」의 화폐를 꼭 쥔 앙상한 팔이 음식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었지만 그의 호소를 돌보아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한 중년의 여인은 강간을 당하면서까지 먹을 것을 얻어보려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가지고 있던 돈마저 강탈당했다』-.이것은「나이지리아」에서 21일 하룻동안에 목격된「비아프라」인들의 참상이었다.
「나이지리아」에의 입국을 최초로 허락받은 외국기자들은「나이지리아」연방정부와 「비아프라」간의 전쟁참상 현장을 돌아보면서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추악한 모습들을 목격했다.
그리고 굶주린 남녀들과 어여쁜 소녀들이 연방정부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숲속으로 달아나는 것도 보였다.
그리고 매장되지 못한 수백만「비아프라」인들의 시체가 수천구씩 무더기로 쌓여 뜨거운 태양아래서 악취를 풍기고 있는 곳도 있었다.
한「이보」족의 여인은 먹을 것을 달라는 그녀의 호소가 무시되자 몸을 바쳐 음식물을 얻어보려 했다.『그들은 내 옷을 모두 벗겼어요. 내 몸을 더럽힌 그들은 내가 가지고 있던 51 「파운드」의 돈마저 빼앗아 갔습니다』라고 여인은 이렇게 말하면서 얼굴에 눈물을 절절 흘렸다.
지금 옛날의「비아프라」수도였던「오웨리」에는 수천명의「이보」족들이 거리에 나와 먹을 것을 달라고 구걸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물은 대부분 금이나 은등의 경화에 의해서만 교환되고 있다.
「트럭」과 기타 수송차량이 부족하여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들을 위한 식량의 배급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난민들은「나이지리아」연방정부관리들이 식량을 배급해 줄테니 집에 들어 앉아 있으라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수천명씩 떼를 지어 거리에 물려나와 행인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구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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