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 녹아 전설의 북서항로 열릴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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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없는 북서항로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항해의 지름길이 된다.
북극의 얼음들이 빠른 속도로 녹아 내리면서 뱃사람들 사이에서 내려오던 오랜 전설이 현실로 바뀔지도 모른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설의 북서 항로가 앞으로 10년 후면 얼음 없는 뱃길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의 기고자인 리차드 커는 실제 증명된 북극의 지속적인 해빙 현상으로 북극 얼음이 감소하면서 국제 무역과 생태 환경, 토착 문화 등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다.

이 악명 높은 항로는 아이슬란드와 그린랜드 남쪽 해상을 지나 캐나다 북부의 북극 제도를 통과해 알래스카 북부 해안을 따라가는 태평양-대서양간 항로다.

이 북서항로의 얼음이 녹게되면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들은 기존 파나마 운하를 경유하던 항로에 비해 4천 마일 이상 거리를 단축 할 수 있게 되며, 이에 따라 잦은 운항 지연사태를 방지할 수 있고 비싼 운하 사용료도 안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초대형 화물선이나 유조선들은 지은 지 88년이나 되는 오래된 운하를 통과 할 수 없어 소형 선박에 짐을 옮겨 싣거나 남아공 케이프 혼을 돌아 나오는 더 길고 험난한 항로를 택해야만 했다.

환경을 위협할 것인가?

하지만 선박회사들로써는 너무도 반가울 이 소식이 북극의 토착문화와 야생동물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북극 얼음의 감소와 함께 운항 선박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면 이 지역 내 어류와 바다표범, 북극곰 등 야생 동물들의 섭식행태가 바뀔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북극 얼음 생물들에 기반한 이뉴잇 종족들의 전통 생활 방식도 위협받게 된다.

커는 이 지역에서 엑손 발데즈호 사고와 같은 대형 원유유출 사고에 대한 염려도 높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해운 전문가들은 이곳 항로가 여름철에만 안전이 보장 될 수 있으며 북극해 항로를 운행하는 선박들은 빙산과 충돌하거나 그 안에 갇히게 되는 사태에 대비해 선체 보강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커는 미 북극연구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 앞으로 10년후면 여름철 기간동안 얼음없는 북극해 항로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 밝혔다. 이보다 조심스러운 다른 기후 모델 연구 보고서도 아무리 늦어도 2080년이면 북서 항로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커의 기고문은 8월 30일자 사이언스지에 게재된다. 이 글은 전문 학술논문이 아닌 보도기사이다.

WASHINGTON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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