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 드러낸 양곡정책|비축미도입의 언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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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70년도에도 30만t이상의 외국쌀을 수입할 방침을 세우고 그 구체방안을 검토중이다.
2일 조 농림부 장관은 70년도 정부보유미가 6백만 섬은 돼야한다고 주장, 현재 수매가 계속되고 있는 4백만섬과는 별도로 2백만섬의 비축미가 필요하며 이것을 외미로 충당하고 4백만섬의 추곡수매가 목표량이 미달하면 이 부족량도 수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올해 쌀 생산량이 2천8백53만섬으로 수요량 2천8백만섬을 충족하고도 남는 풍작이고 쌀 수매값 5천1백59원이 지난해 보다 22.6%나뛴 고미가로 4백만 섬의 조절미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온 농림부가 별안간 외미에 의하여 조절미와 비축미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큰 충격을주고 있다.
풍작과 고미가의 두 가지 적극적인 정책 밑에 국내 미에 의한 조절 미 확보책이 어려워 외미를 도입한다는 것은 고미가 정책이 비현실적이거나 농림부 통계대로 올해의 쌀 수확량이 풍작이 아니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2일 현재 쌀 수매량이 60만섬 선에 머무르고있는데 이는 10∼12월까지의 상품화확정량 7백만섬에 비해서 어처구니없는 계수이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외미 도입에 앞서 국내적 요인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할 것이며 그래서 수매가격이 낮으면 이를 높이든가 풍작이 아니면 실 수학고를 국민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양곡수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인데 덮어놓고 비축미의 명목으로 외미를 도입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 쌀을 민간 「베이스」로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강력히 대두하고 있다는 풍문이며 쌀이 남아돌아가는 일본업자들과도 암암리에 상담이 진행되고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구매주의가 정부든 민간이든 그 쌀이 미국산이든 일본산이든 간에70연도의 외미 도입은 양정의 실패를 뜻하는 것이며 고미가 정책과 쌀 증산정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는 것이다.
또한 비축미라고는 하지만 지금 정부는 쌀을 장기 비축할 창고도 없으며 쌀을 넉넉히 들여올 만큼의 외환여유도 없는 것이다. <신영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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