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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자의 박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나라 초·중등학교교사의 83%이상이 자신의 현직인 교직생활에 불만을 품고 혐오를 느끼면서 근무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대한교련이 2일 발표한 전국의 초·중등 교원 4천5백명과 상교학생 2천명, 일반사회인사 4천명 등 모두 1만5백명을 대상으로 한 『교원의 직업관과 교직관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초등교원의 83.5%, 중등교원의 83.7%가 교직에 대한 불만을 느껴 아무 사명감 없이 근무하고 있음을 계수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교적 조건이 낫다는 서울시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서 서울시 당국이 지난8월에 발표한 『서울시 교육 백서』에서 서울시내 소재 초·중등교원의 78.7%가 기회만 있으면 타 직장으로의 전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던 사실과 부합된다 하겠다. 지난 63년에 2.43%이던 교원 취직율이 68년 중에는 그 3배 이상인 8.92%로 불어나 68년 한해에 국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매년 양성하고있는 교원총수 약 8천명을 훨씬넘는 1만3백33명이 교단을 박차고 나왔던 사실과 견주어서 실로 이만 저만이 아닌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음을 규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교원이 이와 같이 교직에 불만을 품고있는 이유는 동조사의 지적을 기다릴 것도 없이 주로 ①형편 없는 박봉 ②장내성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③사회적 지위의 저하 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어느 면에서는 오늘날. 전세계적인 공통현상으로 화하고 있는 교직자들의 불만과 이에 따르는 이직율 급증현상은 그밖에도 ①보수에 비하여 지나친 격무의 부담 ②교원양성제도 자체의 구조적 결함 ③학급 규모의 과대에 따르는 사기저하 등이 그 주요한 원인으로서 분석되고 있지만, 모든 나라에서 그 핵심을 이루는 것은 교직자에 대한 처우가 타 직종에 비해 현저하게 낮고, 또 그나마 경직적인 급여 구조로 묶여있기 때문이라고 최근 미국의 NEC는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사들에 대한 실질적 보수액이 그 기대액에 있어서는 물론, 타 직종에 비해서도 형편없는 상태에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예컨대 교직경력 30년이 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국민학교교장의 보수(11호봉) 평균이 본봉과 수당 및 기성회생계부조비를 합하여 4만3천원 내외이고, 이중에서 각종 공제를 제하고 난 다음의 실무소득이 월액 3만5천원 선임을 상기할 때 이러한 보수가 교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위신을 지키기에도 심히 부족한 것임은 물론, 생계조차 유지할 수 없는, 이를테면 인간 이하의 처우임은 부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학급규모로, 보아 교사1인당 33.9명(우리나라는 73명)의 아동을 수용하고 주당 20시간 내의(우리는 34시간 이상)이라는 근무 조건하에서 월 평균 1백85불(67년)의 급여를 받는 일본의 초등학교 교원의 경우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우리나라 교사들이 그 격무조건을 단정한다하더라도 국내의 유수기업체나 군인, 기타 공무원들의 실질 보수에 비해서도 격심한 불균형 상태에 있는 것은 도저히 방임할 수 없는 처사라 할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이제 교원에 대한 획기적인 처우개선책의 강구를 골자로 하는 교직유인체제의 확립이 시급한 국가적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에누리없이 직시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1967년 이른바 EPDA(교직 개발법)의 제정으로 획기적인 교직 유인 정책을 가장 중요한 국책의 하나로 삼고있는 것은 특히 우리의 경우 결코 타산지석으로만 삼을 것이 아니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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