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4) 대학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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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4일부터 시작된 독서주간에도 많은 대학과 대학도서관의 문이 굳게 닫혔다.
옛날부터 장장추야 등화가친이라하여 독서의 계절이라 일러 왔거니와 면학 (면학) 에 바쁜 학생들에게는 짧은시각이 천만금과 같이 소중한것이다.
개헌반대「데모」로 일어난 휴강사태가 어째서 도서관의 문까지 닫게 만들었을까? 안타깝기만하다.
더우기 멀리 고향을 떠나 불편한 하숙생활로 학창생활을 보내야하는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가장다정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주는 장소이고 책한권 사기어려운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책을 빌려주는 장소라는 것을 생각하면 한시바삐 문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대학의 도서관이 문을 닫게된 책임은 누가 져야할까? 일부 대학생들이 도서관을 무대 (?) 로 농성을벌이고 도서관 기물을 파손하는등 신성해야만할 분위기를 깨뜨린 것을 생각하면 학생들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볼수도 있다.
그러나 연세·고려대등 휴교대학이 도서관문만은 계속열고 있는데도 아무런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점으로 보아 이 책임이 대학당국과 문교당국, 더나아가서 위정자전체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겠다.
정치사회의 격동의 여파가 학원에도 파급되어왔지만 오직 도서관만은 그러한 여파에 동요되지않는안정의 구심점이 되어야할것이며 누구에게도 문을닫히지않는 신성불가침의 장소가 되어야할것이다.
이러한 원칙마저무너지면 진리탐구의전당이라는 대학의 정의 (정의) 마저 행방을 찻기 어렵게된다. 모든 대학은 여러 가지 여건으로 당분간 문을 열지못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도서관만이라도 문을열어 공부하려는학생들을 맞이해야할것이라는 것은 지성인의 공통된 의견일줄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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