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리커창 중국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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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정 운용” 배경과 진의는? 전 세계 주목

“경제성장률의 지나친 하락이나 불안정한 물가 상승이 없도록 안정적으로 경제를 운용하겠다.”

중국 내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58) 국무원 총리의 한마디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리 총리의 이 발언은 9일 그가 광시(廣西)자치구를 방문한 현장에서 나왔다. ‘일반론’이었지만 수출 부진의 늪에 허덕이던 중국 증시는 즉각 반응했다. 중국의 6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1% 줄어 17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상태. 하지만 발언 이튿날인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2.67포인트(2.17%) 오른 2088.13, 선전성분지수는 250.78포인트(3.30%) 급등한 7851.25로 각각 마감했다.

이를 두고 ‘리커창 효과’ 덕이란 환호가 쏟아졌다. 내수 진작과 세제 개혁은 그의 주된 관심사. 그는 지난 4월에도 세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대로라면 중국 기업들은 올 한 해에만 1200억 위안(약 22조원)의 감세효과를 누리게 된다.

리 총리는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오랜 공청단 활동을 통해 정치력도 인정받았다. 2004년 말 랴오닝(遼寧)성 서기로 부임한 뒤에는 대대적인 빈민촌 개조사업을 벌여 120만 가구의 빈민들에게 새집을 지어줬다. 또 다롄(大連)에는 한국의 STX조선과 미국의 인텔 반도체공장 등을 잇따라 유치했다.

‘7% 성장률’이 위협받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그동안 오름세를 보이던 중국 증시는 일단 12일 하락세로 마감됐다.

‘리커창 효과’가 다음 주 중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중국은 물론 세계 증시가 주목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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