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출판] '초라한 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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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밥상/마쿠우치 히데오 지음, 참솔, 8천9백원

일본 도쿄 인근의 장수촌인 유즈리하라 마을. 70~80세 노인들은 들에서 혈기왕성하게 일을 하는데 40~50대 중장년층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식생활의 변화에서 찾았다. 깊은 산중에서 잡곡과 감자.채소를 주식으로 한 노인들은 건강한 반면 전후 영양개선운동으로 밀가루와 유제품을 먹어온 중년층은 그렇지 못했던 것.

영양학자인 저자 마쿠우치 히데오(幕內秀夫)는 이 마을을 둘러본 뒤 전통음식과 건강의 상관 관계에 주목했다. 이론은 간단하다.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때 최고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구식이 무조건 좋다는 맹신(盲信)에 각종 반론을 던지면서 "전통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양인은 밥과 제철 채소.된장국.김치를 중심으로 한 '초라한 밥상'을 다시 차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유는 완전식품이 아니다, 식이요법을 통해 병을 고친다는 등의 얘기는 그동안 하도 많이 들어선지 진부하게 들린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한 식사법으로 건강해진 사람들의 사례들은 구체적이고 풍성한 편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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