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행 고속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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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고속도로는 근대화에 이르는 가장 단단한 길이다. 그것은 꿈을 안고 있고, 젊음을 발산시켜주고있다. 그래서 이제는 시민들이 기분전환의 방법으로 가장 손쉽게 생각하는 것이 고속도로를 『달려본다』는것이 돼버렸다.
이래서 특히 주말에는 고속도로의 이용자는 평일의 배가 넘는다고한다. 이에따라사고도 그만큼 늘어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고속도로의 「한국성」을 느끼게되는 것도 이런때이다. 「유럽」에서 제일 호화롭다는 「이탈리아」의 「태양도로」는 400㎞ 전구간에 1천에 내지 2천원을 받는다. 그런가하면 독일의 「아우토반」이나 영국의 고속도로는 무료다.
한편 세계에서 제일요금이 비싼것은 최근에 개통된 일본의 「동명고속도로」라한다. 그러나 그것은 1㎞당 2억원내지 4억원이 걸렸다는 구미의 고속도로보다 2배내지 5배나 건설비가 더들었기때문이라고한다. 또이 도로엔 비상전화 구급차 수리차 자동기상측정시설등 거의 완벽한 통신망을 갖추고 있는것도 세계적이라한다.
이런 도로들에 비기면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어쩌면 세계에서 제일 비싼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빨리, 돈을 적게 들여서 만들려고만 서두른 때문인지, 가령 경인도로의 경우 1년도 못되어 뒤뚱거려지는 포장위를 시속1백㎞만내어도 목숨을 걸고 달려야하기 때문이다.
외국의고속도로에서는 차사고란 거의 볼수없다. 차고장이 있어도 어느사인엔가 수리차가 달려와서 끌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금만 붐비는날이면 볼품사납게 고장차들이 늘어서게된다. 그것은 노후차가 무리를한때문도 있지만 털털거리는 포장과 미비한 구급시설때문이기도하다.
최근 건설부에서는 새로이 국가기간고속도로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필요하기때문에 신설된것이기는 하겠지만 이런 정부기구에 민간업자가 한몫 끼여들어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관계장관은 여기에 관해서 도로기술진을 동원하기위한것이었다고 군색한 해명을 하고있다.
고속도로의 생명은 「스피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안전도와 미관, 그리고 몇해를 가도 보수가 필요치않을만큼의 훌륭한 기능성, 내구성에 있다. 그저 세계에 제일싸게, 그리고 뚝딱뚝딱 빨리 만들어내는 정도의 기술진이 동원된다고 신통한 고속도로가 생겨날것같지는 않다. 그리고 처음부터 업자가 끼여들면 이권가지도 잃어지는게 인정이 아니겠느냐는 두려움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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