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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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승무는 스님들이 추는 춤이다. 그러나 자비로운 부처님의 품안에 오랫동안 안겨서 살아온 우리 민족은 어느덧 무의 형식을 빌린 민속무용으로 발전시켰다. 이것이 곧 우리 고전무용의 백미로 손꼽히는 「승무」다.

<찬탄·희열의 동작>
승무는 원래 불교의식무용에서 비롯되었다. 도든 의식이 그러하지만 부처님의 공덕을 무한히 찬탄하는 마음은 그 희열을 몸의 동작으로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이를 일러 「신업공양」 혹은 「법무」 라 하는 것이다.
또한 이 법무는 의식의 내용과 절차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대개 다음과 같은 네가지 춤으로 구분된다.
①법고무=북을 두드리며 법열의 심오한 경지를 나타내는 춤.
②작법무=일명 나비춤이라고도 하며 주로 합장 순회 전진 후퇴 등으로 부처님의 자비와 원만을 나타내어 교화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③바라춤=모든 잡귀를 물리쳐 도장을 청정하게 한다는 춤.
④타주=불교수행의 기본과정인 「팔정도」의 마음을 나타낸 춤으로 역시 찬탄을 위주로 한 의식무.
이상 네가지 춤이 불교의 식무용의 기본을 이루고 있지만 작법무·바라춤 등은 보다 다양한 형태의 춤으로 다시 구분된다.

<중요한 세시풍속>
이와같은 불교의 의식무용은 분명히 근엄한 종교적 행사때만 추어진 춤이었으나 불교가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생활화되자 어느덧 이 춤은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떠날 수 없는 민속이 되어 부처님에 대한 예경의 뜻으로 모두가 합장하고 춤추고 즐겼다.
승무-이를 우리 고전무용의 기본으로 보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4월 초파일이 우리 민족의 중요한 세시풍속으로 등장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또한 그에 의지하려던 우리 민족의 마음은 승무를 하나의 예술로 발전시키고 계승시켜 왔다. 그러나 오랜 세월속에 이 춤은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 이제는 불교의식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무형문화재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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