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반격 … 가입자에게 데이터·콘텐트 2배 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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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명 KT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이 1일 ‘하반기 핵심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용량과 속도에만 집중하던 경쟁의 패러다임을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바꾸겠다.”

 표현명 KT 텔레콤&컨버전스(T&C) 부문 사장은 1일 서울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고객에게 데이터·멤버십·콘텐트·미디어·고객지원(CS) 등에서 기존보다 혜택을 ‘2배’로 늘리는 프로모션을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4달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표 사장은 “세계 통신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번 프로모션이 ‘파격적’이라는 걸 강조했다. 혜택은 먼저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고객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당장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로 늘렸다. 멤버십 포인트도 최대 두 배로 늘리고, 매주 수요일 일부 제휴 매장의 할인 폭을 두 배로 확대했다. 아울러 음악과 영상 콘텐트를 두 배로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인터넷TV(IPTV) 서비스도 두 배로 제공한다. 또한 비즈니스모델(BM) 특허까지 얻은 문자 고객센터를 오픈해 상담 채널을 두 배로 확대, 기존에는 평균 240초 걸리던 상담 시간을 40초로 단축하기로 했다. KT 측에 따르면 이 같은 두 배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가 얻는 혜택은 월 3만5500원에 이른다. 고객 혜택이 돌아가는 만큼 회사의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표 사장은 “매출 감소는 가입자 확대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하반기 핵심 사업 전략으로 고객 혜택 확대를 들고 나왔지만, 그간 통신시장의 화두는 데이터 용량과 속도였다. 지난 1월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3사 최초로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데이터 용량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달 말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LTE보다 속도가 두 배 빠른 LTE-A(Advanced)를 서울·수도권·충청 등에서 상용화하면서 속도 경쟁으로 시장의 화두를 움직였다. LG유플러스도 이달 초 서울·수도권·대전·광주 등에서 같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는 KT다. LTE-A 서비스를 하려면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을 묶어야 하는데(CA 기술), KT의 경우 LTE 보조 주파수 대역인 900㎒ 대역의 전파 간섭 문제로 아직 LTE-A 도입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말 미래창조과학부가 결정한 주파수 할당안에 1.8㎓ KT 인접대역이 포함되면서 KT는 자연스레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KT가 이 주파수를 할당받는다면 경쟁사가 LTE-A로 두 배 빠른 LTE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KT는 광대역 LTE로 같은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KT가 이번 프로모션 기간을 오는 10월 말로 잡은 것도 11월 초면 광대역 LTE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이날 표 사장은 “경쟁사 LTE-A 서비스가 전국을 커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KT와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곧 이제는 속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게 됐으니 앞으로는 데이터 용량과 속도가 아닌 다른 차별점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게 KT의 승부수다.

 한편 논란이 되는 주파수 할당안에 대해 표 사장은 “KT가 인접대역을 할당받는 것이 창조경제에 가장 들어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파법은 주파수의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인접대역이 있으면 고객·국민·소비자 관점에서 할당하는 게 맞다”며 “이를 통해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 창조경제”라고 말했다.

글=고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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