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총무단, 첫 시동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공화당의 김택수 원내총무「팀」은 취임이래 첫 난경에 부딪쳤다.
외환은행법의 회기내처리를 위해 김총무는 28일 재경위 야간회의에 끝까지 붙어앉아 통과를 독려하기도 했지만 29일 총무회담에서 신민당의 김영삼총무로부터『그렇게 불법적인 수단을 써서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맹공을 받고 난처해했다고.
총무회담이 결론없이 끝난 뒤에 이의장 이병희부총무 등과 한동안 숙의하고 굳은 표정으로 의장실문을 나선 김택수총무는『국회가 일을 안할수도 없고 하자니 힘이드니…』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외환은행법개정안이 28일밤 재경위에서 전격적으로 통과된데 자극받아 신민당은 이를 우선 법사위심사에서 저지할 방침이었으나 29일 상오9시에 긴급 소집된 법사위는 야당의원들이 출석하지 않은 틈을 타서 기습통과 시켰다.
이례적으로 아침 일찍이 소집된 법사위에 신민당측에서는 유진오 김선영의원 대신 김수한 김현기의원을 내보내려 했으나 위원교체 신청에 대한 이국회의장의 결제가 9시30분에야 이루어져 교체된 의원들은 회의광경을 보면서도 의석에 앉지 못한채 안절부절못했다.
공화당의원만으로 법안이 통과된 한참 후에 법사위원으로 자리에 앉은 신민당의원들은『야당의원들 없는 사이에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번안동의를 했으나 역시 폐?.
이에 앞서 28일밤 재경위에서는 김용순의원이 질의도중 갑자기 표결을 동의해서 이병주위원장대리가 반대의사는 묻지도 않고 순식간에 통과시켰기 때문에 신민당의 고흥문 편용호의원 등은「마이크」를 뺏고 책상을 치는 등 한동안 소란이 빚어졌다.
○…4·15숙당에 이어 첫 번째로 모인 공화당도지부사무국장회의는 숙당으로 생긴 상처를 씻고 박정희총재를 정점으로한 강력한 단일지도체제를 다짐했다.
길재호사무총장은 지난번 정부·여당연석회의에서의 박총재지시를 하달하면서『이 지시를 그저 있을 수 있는 말로만 듣지 말고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면서『만일 현 지도체제에서 빗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당이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길총장은 또 당내 일부의 분파작용에 대해『당내에서 누구사람 누구사람 하는데 내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분파작용을 엄계하겠다고 못박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