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보계 소식통에 따르면 빈 라덴은 현재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에 머물고 있으며, 그가 9·11 테러 공격을 승인했지만 직접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역할이 무엇이든 간에 부재 중에도 빈 라덴의 명성은 추종자들 사이에서 높아져만 가고 있다.
매릴랜드 대학의 쉬블레이 텔하미 교수는 "빈 라덴 현상은 하나의 개별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상징적 존재를 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도 이런 현상을 찾아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기들의 희망과 적개심, 분노를 투영할 수 있는 어떤 상징적인 존재를 찾는다.
1960년대 공산 반군을 이끌고 남미 정글에서 게릴라전을 벌인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는 그 신출귀몰함으로 점점 더 많은 이들로부터 숭배의 대상이 됐다.
한편으론 이 신출귀몰함에서 비롯된 공포심이 그를 추적하려는 노력에 더욱 불을 지폈다. 결국 이 낭만적인 혁명가는 1967년 볼리비아의 한 정글에서 총탄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
아돌프 히틀러는 베를린 함락 당시 자신의 벙커에서 자살했고 그의 유해는 화장됐다. 그의 두개골이 확인되고 난 후, 그의 가장 열성적인 추종자들조차 그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체포되지 않고 도망친 다른 나치 고위 관료들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많은 낭설들이 난무했다.
히틀러의 측근이었던 마르틴 보어만은 생존했는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저지르고 남미로 탈출해 1979년 사망한 조세프 멩겔레는 어디에 은닉해 있었는가?
아무리 증거가 많아도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한 이러한 '신화'들은 살아남는다. 이것이 바로 신화의 힘이다.
오사마 빈 라덴은 아직 신화가 되지는 않았다. 그는 단지 행방을 알 수 없으며 자기가 속한 세계에 위협이 되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그의 생존을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추종자들의 상상과 지지가 얼마나 강하게 유지될는지는 의문이다.
텔하미 교수는 "그를 추종하는 이들은 그의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그를 추종할 것"이라며 "이들은 그에게 어떠한 일이 생기든 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될 것을 마음 깊이 다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