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이 함정으로 둔갑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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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물라니가 모래에 묻힌 채 놀고 있다. 한번은 놀이의 대가로 목숨을 지불할 뻔했다.
수많은 다른 가정과 마찬가지로 물라니씨 가족도 해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폴과 낸시도 자녀들이 물 속에 들어갈 때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도 아이들이 땅에 있을 때는 다소 주의를 덜 기울인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모래성을 쌓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마크 물라니는 물이 없는 육지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린 물라니는 "나와 형은 구멍을 파고 있었다. 이후 내 발이 구덩이 속에 묻히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엉덩이까지 묻혔다"고 말했다.

"해변 휴양지에 가는 사람들은 물놀이 및 익사에 따르는 안전 위험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다. 그러나 모래구멍 파기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브래들리 마론 교수
브라운 대학교
아버지인 폴은 "내가 일어나 봤을 때는 모래 밖으로 다리 두 개가 보였다"고 말했다. "모래벽이 아들 위로 무너져내려 아들의 다리 두 개 밖에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손으로 아들을 빼내려고 애썼지만 그럴수록 아들의 다리는 밑으로 빠지기만 했다"고 말했다.

인명구조원이 주위에 있던 쓰레기통을 이용해 구멍을 만들어줘 마크를 꺼낼 수 있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마크는 그곳에 10분 가량 묻혀 있었다. 의사들은 그런 상태로 3~5분 정도만 있으면 치명적인 뇌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마크는 의료진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괜찮아졌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마크의 어머니인 낸시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그저 모래밭에서 놀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그것도 우리 부부 바로 앞에서 말이다"라고 말했다.

마크는 소위 모래덫 혹은 모래구멍의 희생자였던 것이다.

브라운 대학의 브래들리 마론 교수는 "해변 휴양지에 있는 사람들은 물놀이 및 익사에 따르는 안전 위험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다. 그러나 모래구멍 파기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 잉글랜드 해변
모래 구멍 관련 사고:

1996~2002년 사이 7건

뉴 잉글랜드 해변
상어 공격 사건:

지난 300년간 7건

현재 모래구멍 관련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는 나와 있지 않다. 마론 교수는 지난 5년간 전국의 방송 보도를 집계해 모래구멍에 갇혔던 사람 중 61%가 사망했다는 놀라운 결과를 밝혀냈다.

이 결과를 널리 알려진 상어 공격과 비교해보자. 전세계적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 6년 간 상어 공격으로 인한 사망률은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론 교수는 모래구멍 관련 사건을 집계해 해변에 경고판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자녀에게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것들이다.

  • 반드시 인명구조원이 있는 해변을 선택하라.

  • 무릎 높이보다 깊은 구멍 근처에는 가지마라.

  • 누군가 모래구멍에 갇혔다면 신속하게 구조대를 불러라.

  • 누군가 묻혔다면 안전을 위해 다른 이들을 그 장소에서 벗어나게 해라.

    물라니 가족은 여전히 해변에 가곤 한다. 그러나 어린 마크는 이전과는 다르게 행동한다. 마크는 "요새는 구멍을 깊게 파지 않기 때문에 묻히지도 않아요"라고 말했다.

    물이 없는 육지에 있는 사람들도 명심해야 할 말이다.

    Rhonda Rowland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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