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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와 용기로 무장공비소탕 상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주문진=임병돈기자】주문진에 침투했던무장공비를 수색중이던 군경수색대는 l8일상오 공비들이 버리고간 고무「보트」가 발견된 주문진앞 50미터 해저에서 공비시체7구를 인양한데이어 19일상오에또1구를 발견, 공비시체는 모두8구로 늘어났다. 공비들은 모두 아군복장(그중1명은「육군대위 박재근」이라는 명찰을붙였음)에 일제내의, 미군화등을 착용하고있었다. 수색대는 이제까지 시체가발견된 해저에서 기관단총3정, 권총2정,「카빈」소총2정, 수류탄4개, 실탄3백여발, 현금1만7천원, 탄창3개, 구명대2, 시계2,「풀래쉬」2, 일제「트랜지스터·라디오」1개와 공비들이 압수해간 주민등록증 2장, 공무원증 1장, 승선증 1장등을 찾아냈다.
【주문진=임병돈기자】주문진에 침입했던 8명의 공비를 모두사살하는데는 주문진해안검문소사환 안현철군 (17·주문진1리)과 향군주문진중대부중대장 엄백현씨(36)와 소대장박용무씨(40)의 공이컸다.
16일상오1시40분쫌안군은 무장공비들이 해안초소에침입, 염관수순경을죽이고이웅재순경을 밧줄로묶어 납치해갈때 놀라깨어 쫓아 나갔다가 벌벌 떨고있었다.
안군을 발견한 공비는안군을 포승으로 손을묶고입에 수건을 틀어막아 초소「시멘트」바닥에 꿇어앉혔다.
공비중 5명이 먼저나가며『아이도 처치해버려』라고했다. 안군은『이젠 나도 죽었구나』하고 체념했다는것. 그러나 나머지 1명이 안군에게 이대로 1시간만 있으면 살려주고 도망치면 죽인다고 위협하고난다음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피범벅이되어 쓰러진 염순경의 시체옆에서 겁에질려있던 안군에게묘안이 떠올랐다.
향군부중대장 엄백현씨의 집은 초소에서 불과 40∼50미터 거리에 있었다.
안군은 밧줄에 묶인 몸을 일으켜 엄씨집과 26소대장 박용무씨 집으로 달려갔다.
입이 막혀 말을 못하던 안군이 발길로 대문을 걷어차며 끙끙거리자 엄씨가 쫓아나왔다. 깜짝 놀란 엄씨는 줄을 풀어『집안에가있으라」는 말을 남긴채 총을 메고 어둠에 싸인 해안으로 달려나갔다.
엄씨와 박씨는「엠원」소총으로 공비들을 추격, 10분간 교전을 벌였으나 이내 공비들의 행방을 놓쳤다.
이때 뒤미쳐 달려온 안·강두순경과 함께 다시수색전을 벌여 공비들이 도주한 해안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엄씨는 날이밝기전 단신으로 바닷가까지 나갔다가 주문진항방파제앞 50미터해상에서 검은 물체가 움직이는것을 발견, 집중사격을 가하는순간 부상한공비l명이『엄호사격을 해다오」라는 외마디 소리를 남기곤 잠잠해졌다.
공비들은 대부분부상한몸으로 고무「보트」를타고대기중이던 쾌속정까지가려다「보트」마저8발의 총탄을 맞아 구멍이 뚫리자, 완전실패, 총을맞지않은 일부도 익사한것으로 알려졌다. 엄씨는 57년9월30일육군보병중위로제대하여 지금은 노점어물상으로부인과 2남1녀의 생계를 잇고있다. 박씨도 59년6월30일헌병상사로제대하여 노상어물상을하고있는데, 슬하엔부인과 2남2녀가있다.
한편 안현철군은 편모술하에누나와단3식구가 어려운살림을해온것으로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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