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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에 큰불|가동3층 35점포 태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일 상오9시28분쯤 서울 종로3가 세운상가「가」동(13층 건물) 3층에서 불이나 3층에 있는 35개점포 60호를 태우고 상오11시30분쯤 꺼졌다. 화재현장에는 서울시내에 있는 한·미소방차가 총동원되고, 한·미군「헬리콥터」까지 동원되었으나 건물이 검은 연기에 휩싸이고 있어 정확한 재산피해와 화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 추산피해액은 1천7백여만원.
불이 난「가」동 3층은 주단·양단·포목과 양품·라사·「텔리비젼」등 전기기구·가구등 점포가 꽉 차있었다. 불은 이안에 있는 「세화주단」(주인 권동수·45) 점포와 옆 서울문방구근처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첫 불길이 일자 삽시간에 인화성이 강한 각종 상품가게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과 「나」동 사이에는 방화벽이 마련돼 있고 「셔터」가 닫혀있어 불이「나」동으로 번질 위험은 없었으며 「아파트」인 4층으로 번지지 않았다.

<화인은 누전?>
불이난 세운상가는 난방시설이 「스팀」으로 되어있고, 일부 점포에서 전기방석과 석유난로등을 쓰고 있는 곳도 있으나 연탄난로를 사용하는 곳이 전혀없어 경찰은 누전으로 불이일어난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일찍나온 가게주인들은 「서울주단」과 문방구 사이에서 불이 났다고 말했다.

<김시장 현장지휘>
현장에는 김현옥서울시장과 권오경치안국소방과장등이 진화작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각 병원차 총동원>
화재현장에는 수도육군병원, 경찰병원, 중앙의료원등의 「앰블런스」가 대기하고 있었으나화상자는 한사람도 없었다.

<버선짝에 "헬기보내라"경찰이 주워 미군에 연락|9층의 부인, 기지로 구출요청>
3층에서 난 이불로 3층「가」동 「아파트」4층부터 9층까지의 70여 가구주민이 아래층에서 치솟는 짙은 연기로 3층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갇힌채 창문에 매달려 『사람살리라』고아우성쳤다. 사다리 소방차가 동원했으나 높아서 미치지 못해 실패, 6·7층에 갇혔다가 자기집 광목을 풀어 「로프」로 삼고 내려오기도했다.
9층에 갇힌 한주부는 버선짝에 『「헬리콥터」보내라』고 적어 내려보낸 것을 경찰관이 주워 8군에 지원요청, 미8군「헬리콥터」가 긴급출동하여 옥상에 착륙을 강행, 일부 주민과 짐을 실어냈다.
이상가는 저녁에 가게주인이 퇴근할 때 모두「셔터」를 내렸기 때문에 늦게 출근한 주인들이 문도 열기전에 불이나서 거의 모든 상품이 탔다.
불이나자 「아파트」주민들은 13층 옥상으로 긴급대피, 부녀자들은 동원된 미군「헬리콥터」를 타고 청계천4가 고가도로 위로, 남자들은 소방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종로4가에서 3가사이 골목길과 큰길은 구경꾼으로 꽉차 혼란을 빚었으나 화재현장이 건물3층「베란다」위이고 낮이라 물건을 훔치거나 진화작업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지만 워낙 큰불이라 일대는 수라장을 이루었다.
불이난 세운상가「가」동은 서울시가 도시재개발사업으로 종로3가에서 대한극장까지의 무질서한 건물들을 헐고 민간자본을 유치, 현대식 건물로 지은 세운상가「아파트」의 제일 북쪽부분으로 1층은 전기기구·금은시계점, 2층은 양품, 3층은 주단포목·양품·라사점, 4층부터 13층까지는 「아파트」가 마련되어 있다.
화재현장을 둘러본 차일석서울시 부시장은 사망자나 부상자등 인명피해가 전혀없어 대책본부등을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다만 단시일안에 점포를 원상복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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