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악 척결" 칼 높이 세운 시진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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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당 정풍(整風)운동을 선언했다. 공산당의 부패와 형식주의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결국 당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시 주석은 18일 당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 공작회의에 참석해 당의 형식주의와 관료주의·향락주의·사치풍조 등 4대 악을 척결해 당의 기풍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모두 참석했다.

 시 총서기는 “당에 광범위하게 만연한 네 가지 문제는 군중의 혐오 대상이며 당과 군중 간 관계를 해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잘 해결해야 다른 당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해 당원들이 자기혁신과 자기정화를 통해 대민 서비스 정신을 함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풍운동은 18일부터 전국 2860개 현 정부 처장(국장)급 이상 간부를 상대로 1년간 실시된다. 이 기간 중 간부들은 자기 비판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공직자로서의 품행을 정돈하며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 문제를 바로잡고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당 총서기 취임과 함께 부패 문제가 당의 존재를 위협할 정도까지 만연했다며 대대적인 부패 척결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고위공직자들의 부패와 사치 풍조는 계속됐다.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사치와 부패 등 혐의로 적발된 간부만 2290명에 달한다.

 장밍(張鳴) 런민(人民)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정풍운동은 새 지도부가 봉건적 정치시스템과 민주화 시스템 구축이라는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하고 “정풍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구체적 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게 아쉽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정풍=삼풍정돈(三風整頓)의 줄임말. 마오쩌둥(毛澤東)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활용했다. 당원 교육, 당 조직 정돈, 당 기풍 쇄신을 목적으로 한다. 1942년 이후 네 차례 전개됐다. 정적 제거 목적으로 악용되는 폐해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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