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은 국회가 하는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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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가 장기폐회에 들어가면 의원들은 외유바람을 일으키기 마련인가.
작년 한햇동안 연인원1백30명의 의원외유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도 연초부터 여야의원들은 속속 출국하고있다.
지난 3일 상공위의 예춘호 위원장(공화)과 송원영 의원(신민)은「걸프」석유회사 초청 형식으로 세계일주여행에 떠났고 지난 연말 국방위원들의 월남 방문때 예결위원을 하느라고 빠졌던 김봉환(공화)장준하(신민) 의원은 13일 월남과「이스라엘」에, 문공위원들은 2윌5일 재일교포교육실태 시찰명목으로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또 작년에 여야 총무단이 합의했던 여야 증진들의 월남 장병위문과 상공위원들의 방월도 추진되고 있는데 이같은 외유열에 대해 국회 주변에서는 『朴대통령의 해외여행 억제시책을 의원들은 역행해도 좋으냐』는 여론-.
○…10일 아침 박대통령의 연초회견이 1시간30분 계속되는 동안 공화당사안의 사무국 간부들과 직원들은 모두「라디오」주위에 모여들어 경청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개헌문제의 답변이 끝나자 대부분의 당원들은『반개헌보다는 개헌지향에 비중이 더 가 있는게 아니냐』고 풀이.
이날 하오 국회에 나온 이병복 부총무는『이 시기에 개헌논의를 하기에는 너무 이르며 헌법의 미비점은 필요에 의해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고 논평했는데 오치성 길전식 의원 등은『2차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겠다』고.
기자회견에 배석했다가 뒤늦게 총무실에 나타난 김진만 총무는『개헌이야 대통령이 하는 건가, 국회서 하는 거지』라고 의미 있는 한마디를 던지기도.
○…개헌에 대한 박대통령의 견해에 대해 신민당 간부들은 공화당 일부의 개헌시도를 뒷 받침한 발언으로 분석-.
11일 이재형 부총재는『개헌에 대해 박대통령 답지 않은 모호한 태도를 표시하여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논평. 고흥문 사무총장과 김영삼 총무는 『개헌을 않겠다고 잘라 말하지 않고…』라고 아쉬워하면서도『우리로서야 개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쪽에 끝까지 기대를 걸고싶다』고
이 반면 김대중 의원은 『대통령에 얘기를 듣고 나니 야당은 개헌 발의 후에 투쟁을 펼 것이 아니라 개헌발의가 되지 못하도록 사전투쟁을 펴야겠다』면서『오는 15일의 유진오 총재 회견부터 이 투쟁은 시작될 것』이라고 귀띔.
조윤형·김현기 의원 등 소장층은『유총재가 의원직을 걸고 투쟁해야 할때가 눈앞에 다가섰는데 지난 연말 앞당겨 의원직을 내던졌다』고 호헌투쟁 대열을 정비하는 문제까지 화제를 비약시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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