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해도 필요한 … 장마의 두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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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란 오랫동안 지속하는 비를 일컫는 말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 조상은 한자어인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맣’을 붙여 ‘

맣’으로 표현했다. 1700년대 후반엔 ‘쟝마’로 쓰이다가 일제강점기 이후에 ‘장마’로 굳어졌다.

 기상학적으론 6~8월 우리나라 남동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고온다습)과 북동쪽의 오호츠크해고기압(한랭건조) 사이에서 정체전선이 형성되면서 내리는 비가 장맛비다. 이렇게 형성된 장마전선은 오르락내리락하며 비를 뿌린다.

 장마철엔 불편한 점이 많다. 우선 바깥 활동을 하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거리에 나서야 하는 출근길이나 등·하굣길엔 신발과 옷이 흠뻑 젖기 일쑤다. 산간지역에서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나거나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재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장마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 해 동안 내리는 비의 절반 이상이 이 기간에 집중된다. 장맛비를 흠뻑 머금어야 풀과 나무가 푸르게 쑥쑥 자란다. 장마전선이 충분히 비를 뿌리지 못하고 북상하는 경우에는 가뭄이 나타나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지긋지긋하게 내리는 것 같아도 부족하면 아쉬운 것이 비다.

 주말에는 전국에 구름이 다소 끼겠지만 대체로 맑겠다. 다음 주 월요일(17일)부터 중부지방부터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장마는 한 달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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