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장에 노무현 정부 노동부 장관 김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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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左), 이연택(右)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에 노무현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대환(64·대구) 인하대 교수를 내정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을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 및 노동정책과 관련한 경험과 식견이 풍부하고 노동계의 신망도 높아 산적한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하고 처리해 나갈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계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옥스퍼드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히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4~2006년에는 노동부 장관으로 발탁된 전형적인 노무현 정권 출신 인사다.

 김 내정자가 주목받는 건 강화된 노사정위원회의 역할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핵심 기구로 밝혀 왔다. 고용률 70% 달성의 한 축인 시간제 근로제나 퇴직금 지급 분쟁을 낳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 등 노사정 간 대타협을 통하지 않고는 정책 목표를 이룰 수 없는 현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나 노선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권이나 지역·학교 등의 연(緣)을 뛰어넘어 (인사를) 해 오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그 분야에선 그분이 갖고 있는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지 않았겠나.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불법파업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 2월 한 연찬회에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관계 정립을 노동계 탄압이라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며 “사용자가 오히려 타깃이 될 것이란 두려움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선 “강력한 노조의 지원을 받는 대기업이나 공공부문과 달리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선별적 복지를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비정규직법안의 수정을 요구한 인권위에 대해 “모르면 용감하다. 단세포적인 기준”이라고 비난해 양대노총과 관계가 악화됐던 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또 조남조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국무총리 소속 새만금위원장에는 전남 고창 출신의 이연택(77) 전 대한체육회장을 내정했다.

 이번 인선은 윤창중 전 대변인의 경질 이후 박 대통령이 인사 검증에 대한 보완을 지시한 뒤 나온 첫 장관급 인사다. 노무현 정부 출신과 호남 출신 인사가 등용되면서 그동안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탕평 인선’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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