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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전진|일서 시판할「블레오마이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에서는 지난27일 피부암의 특효약으로 알려진「블레오마이신」이 중앙약사심의회로부터의 제조판매에대한 정식승인을 받게되자 세계각국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있다.
이로써 궁극의 암정복수단이 될 화학요법제의 개발에 한걸음 다가선느낌이다. 연내에 시판될것으로 보이는「블레오마이신」은 「가나마이신」등의 항생물질을 발견한바있는 일국립예방위생연구소항생물질부장 매택빈부박사(동대교수)가 62년 흙속의 방사선균에서 추출한 항생물질이다.
피부암과 두예암(혀암 후두암 두부암등)에 현저한 효과가있다.

<치료효과는 75%>
「블레오마이신」은 이미 국립동경제일병원「이찌까와」(시천제2)원장이 임상실험을 한바있으며 그후에도 32개소의 대학병원과 국립병원등에서 총3백11예에대한 임상실험을 한결과 75%에 해당하는 2백34예에서 뚜렷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지금까지의 항암제의유효율은 최저0·2%에서부터 최고70%까지 평균30∼50%였고, 완치보다는 증상을 경감시키는 정도였다.
여기에비하면「블레오마이신」의 치유율은 획기적이라고 평가된다.
한편 종전의 항암제는 백혈구감소증같은 생명에 직접 위협을주는 부작용이 큰문젯거리였다.
그런데「블레오마이신」은 암세포에 대한 친화성이 높아 부작용은 폐염양증상이 일부 보이고 탈모 또는 손·발틉·피부의 경화정도로 비교적 경한것이 장점이다.

<암세포에 친화성>
암세포만을 쳐부수고 그밖의 다른 건강한 세포는 해치지않는 암세포에대한친화성문제야말로 항암제가 발전하기못한 큰원인이었다.
암은 초기에는 국소적인 질병이지만 차차전신적인 질환으로 번지므로 결국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에도 한계가있다.
따라서 전신요법에 기대되는 것은 화학요법뿐이있다.「블레오마이신」은 암을 화학요법으로 치료할수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동양인에게 많은 위암·간암·자궁암등에 효력을보지못하고 다만 동양의 암환자의 3∼5「퍼센트」밖에 안되는 피부및 두경부암에만 잘 듣는것이 결점이다.
그러나 서양사람에게는 약 절반가량이 이런 종류의 암을 앓고있기때문에 그들의 반향은 엄청나게 크다.

<주사약으로 발매>
각국의 대사관으로부터 일본후생성에 문의가 빗발치는가하면 성급하게 주문하는 업체가 늘고있다.「블레오마이신」은 주사약으로 발매할예정이다. 15밀리그램의「앰풀」20본이면 치료효과를보는데 일본화약주식회사의 시판가격은1「앰풀」에일화1만원정도라니 20만원은 가져야병을 고칠수있다.
한화로는 15만원정도로 환산되므로 역시 가난한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지않을까 염려된다.
근년에들어서 일본정부는 항암제 연구에 수억원의 연구비를 투여해왔다.「블레오마이신」이외에도 용련균으로부터만든「피·시·비45」라는 세포파괴물질을「가나자와」(금택)대학의학부암연구소장강본쟁박사가개발한것을비롯하여이미수종의항암제가 개발되어 임상실험단계에 이르고있다. 바야흐로 일본엔 항암제개발「붐」이 일어나고있다. 항암제는 동물실험, 인체실험을 거친 뒤에라도 당장은 약효를 판단하기어렵다. 그것은 후에 잔여암세포가 남았다가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

<평가는 5년후에>
엄밀히 따져서 적어도 암을 고쳤다고 볼수있는 5년이상이 경과한 후에라야 평가할수 있는것이라고 대한암협회 학술이사 진병호박사는 말한다.
현재 사용증인「마이토마이신」C나「5·풀로로우라실」같은것도 처음에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으나 실제임상에서 사용함에따라 차차높은 실효를 보지못하게 됐다는것. 여하튼 일본에서의임상 예75%가 끝까지 생존한다면 최초의 우수한항암제가 될것이라고한다.

<김현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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