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씨, 요즘 뜸하시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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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이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10일 현재 타율 0.230, 4홈런, 33타점에 그치고 있다. 6월 들어서는 안타 4개(타율 0.129)밖에 치지 못했다.

 만 37세 이승엽에게 예전과 같은 힘과 스피드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지난해 국내 복귀해 좋은 성적(타율 0.307·21홈런)을 냈던 그에겐 너무나 갑작스러운 변화다. 30대 후반까지 타석에 들어섰던 선배들이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양준혁(44) SBS 해설위원은 “최근 배트 스피드가 느려져서인지 승엽이의 폼이 작아졌더라. 작은 폼으로는 부드럽게 스윙하는 이승엽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양 위원은 “난 30대 후반에 스피드 훈련을 많이 했다. 경기 전 단거리(15~20m) 달리기를 후배들보다 두 배쯤 했다. 하체 근력과 스피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2005년 36세 때 가장 낮은 타율(0.261)을 기록했던 양준혁 위원은 이듬해 3할 타율(0.303)로 복귀했다.

 마해영(43) XTM 해설위원은 “삼성에서 함께 뛸 때 승엽이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 같았다. 요즘 승엽이를 보면 ‘쟤도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체력과 힘, 나이 문제가 아니다. 특유의 폼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박재홍(40)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너무 안 맞으니까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 같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생각이 복잡한 것 같다”며 “나이 때문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 못 친다는 편견이 더욱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의 부진이 길어지자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 달성도 늦춰지고 있다. 통산 349홈런을 기록 중인 이승엽은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351개·양준혁)에 2개 차로 다가서 있다. 이번 주 삼성은 주중 경기가 없고 주말 NC전(창원)을 치른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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