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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찾는 국제통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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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통화기금(IMF)및 세계은행(IBRD)의 제23차 연례총회가 1백11개 IMF가맹국이 참가한 가운데 30일 미국「워싱턴」에서 막을 올렸다. 10월4일까지 5일간 계속될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의「파운드」화 평가절하에서 비롯된 국제통화불안 끝에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파운드」평가절하 주요국가의 재할인율 인상, 「골드·러쉬」, 금「풀」정지와 이중가격제실시, 불의「프랑」화, 서독의「마르크」화 동요 등 지난1년은 47년에 IMF가 발족한 이후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잇달아 터져나온 격동의 한해였다.
물론 국제통화체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가 IMF와 국제결제은행(BIS)을 통한 협력으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총회와 막후에서 오가는 움직임은 활발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막후교섭을 통해서도 그 상반하는 입장때문에 대립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측은 지금의 국제기준통화인「달러」「파운드」체제를 가능한한 유지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여 위기를 뚫고 나갈 심산이다. 즉 미국은 특별인출권(SDR)의 조기발동과 금의 이중가격제를 통해 현행 국제통화체제를 그대로 밀고 나가려는 것이다.
또한 미의회는 SDR의 조기발동과 함께 각국이 금·「달러」·「파운드」를 IMF에 기탁하며 굴신환율제를 채택하는 등의 개혁안을 들고 나왔으나 미정부는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SDR가 조기발동 된다해도 이것은 국제유동성에 새로운 종류가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각국의 선호로 인한 불안이 있을 것이며 이중금가격형성에 의해 금의 비통화화가 추진되고 미영이 국제수지개선 노력을 강화한다면 국제유동성「딜레머」는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미영의 입장에 반해 EEC계는 금선호에 강력히 집착하여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금을 국제통화체제에서 추방하고「달러」의 위치를 확고히 하려는 미국에 대해 EEC각국은 금을 떠난 통화의 개념을 처음부터 거부하고 있으며 이러한 대립상온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성질의 것이다.
불란서도 지난번의 정치위기이후에는 금의 해외유출방지대책에 고심하고 있는만큼 일단 금가격인상론이 주춤해 지기는 했으나 어느땐가는 또다시 이 문제가 재론될 것은 틀림이 없다.
또한 지금의 국제통화불안이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고는 하나 이것은 파문을 막으려는 각국의 협력의 결과일 뿐 근본적인 치료가 가해진 것은 아니다. 불안의 씨는 아직도 잠재한 채 언제 다시 불을 뿜어댈지 모를 상태다. 미의회가 권고한 굴신환율제 채택은 이러한 국제통화체제의 기본적 결함을 시정하려는 것.
현행 IMF협정은 가맹국의 환율변동폭을 평가의 상하1% 이내에서 고정시키도록 하고있다.
따라서 만약 미국 「달러」매도율이 하한선인 1%범위를 넘어 더 내려갔을 경우 미국은 금이나 보유외화로「달러」를 매입해야 하며 그 결과로 금·외화준비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저개발국원조감축, 자본수출 억제조치 등을 강행한다면 세계무역은 축소, 침체를 면할수 없게 된다.
이러한 사태에 대비해서 상하5% 정도로 변동폭을 넓혀 환시세가 내려갈 경우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감소된다는「메커니즘」을 도입하자는 것이 굴신환율제 채택안이 노리는 효과다.
한편 한국에서도 황종률재무부장관을 비롯, 11명의 대표단이 총회에 참가하여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차관획득을 위한 이면공작을 벌이고있다.
우선 IMF「스탠드·바이」차관 2천5백만불을 70년3월까지 연장시키고 국제금융기구 차관이외에 미국은행차관을 도입하며 외화채권발행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등이 주요한 교섭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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