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공급 「루트」의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8월말 현재의 통화량은 1천3백87억원에 이르고있어 연말까지의 자금공급 전망은 흐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말한도로 설정된 통화량은 1천5백억원으로서 이제 그 한도 여유가 1백23억원밖에 남아있지않은셈이다.
계절적으로 8월이후에는 각종정책자금수요가 격증할뿐만아니라, 올해에는 특히 한해대책때문에 농자회수의 연기, 농협의 지준율인하에의한 추가대출허용, 금리재조정에따른 저축추세의 둔화가능성등이 곁들여 연말까지의 자금수급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편 IMF와의 협약으로 이루어진 69년2월까지의 「티저브·베이스」한도1천4백억원도 이미 8월말 현재로 20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질만큼 통화금융정세는 한계점에 이르고있는 느낌을준다.
이와같이 통화금융 정세가악화되어온 원인은 해외부문과 재정부문의 통화창조가 도를 지나쳤기 때문이라 할수있으며, 이를 수습하기 위하여 금융자금동결을 가속시켰기 때문에 「리저브·베이스」가 저절로 한도를 초과하기에 이른 것이라 할 것이다. 증가하는 통화량을 유동성규제로 동결시켜간다는 안역한 통화정책은 결국 재정·외환상의 역력을 민간부문이 고스란히 감당하는셈이 되는것이며, 그때문에 일반은행자금사정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은행예금은 매우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 일반은행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민간금융이 위축되고 있다는것은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우기 이와같이 악화된 사정하에서 조차도, 일반은행은 각종공채의인수, 정책적인 기업에의 공동대출등 수동적이고도 결코 건전하다 할수없는 대출및 공채인수를 강요당하고있을뿐만아니라, 추가유동성규제까지도 받아야하는 입장에있다. 때문에 일반금융의 폭은 더욱 줄고있어 민간기업은 혹심한 자금난에 허덕이고있는 실정이다.
지금처럼 재정·외환위주의 정책이 계속되는한 재정부문내지 공공부문의 비대화와 민간부문의 위축이라는 소망스럽지 못한 경향성은 날이 같수록 강화되지 않을수없게 될것이며, 결국 소수지정기업의 급속한 성장을 위해 기존의 다수일반기업은 정체와 애로속에서 허덕이어야 된다는것이 될 것이다. 이처럼 일부기업의 과도비대화를 조장하는대신, 일반기업의 상대적위축을 가져오게하는 통화관리방식은 솔직이 말하여 통화금융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도, 성장정책의 소망이란점에서 종합정책의 재조정없이는 시정되기 어려운 것이라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외화정책과 투자정책이 전제하는한, 통화공급 「루트」는 한정되어있게 마련이고 그여파를 일반기업과 국민이 부담하는 모순은 지적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통화량한도나「 리저브·베이스」한도를 어느정드 초과하느냐드 중요하지만 통화공급 「루트」의 정상화가 더욱 시급하다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