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 대림산업 이용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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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파트의 외관도 이젠 미학(美學)을 생각할 때 입니다."

대림산업 이용구(李容九.56.사진)사장은 "기능과 건축미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주택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이면 취임 3년을 맞는다.

관급 토목공사와 석유화학부문에 치중된 기존의 사업구조에서 탈피, 주택분야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 성공을 이뤘다.'e-편한 세상'이란 브랜드 마케팅과 신평면 개발을 통해 선도업체의 위치를 다졌다는 평가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CEO(최고 경영자)로도 유명하다."포장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이 몸에 배어서다.

-재무구조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건설경기 호황에 힘 입었다. 지난해 경상이익이 1천8백7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백31% 늘었다.부실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부채비율이 87.8%로 떨어졌는데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익이 상대적으로 많은 동종업체보다 주가가 비싼 게 아니겠나."

-그러다 보니 방어적 경영에 일관한다는 지적이 있다.

"주택의 경우라면 그렇다. 주택경기 위축과 건축비 상승요인 등으로 경영환경이 이전만 못할 것이다. 장기계획으로 신중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기준 수주 잔고가 7조5천억원 가량인데 토목 42%, 주택 31%, 건축 8%, 플랜트 19% 등이다. 주택시장이 예측하기 어렵더라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

-'e-편한 세상'이란 아파트 브랜드를 처음 내놓았을 때만 해도 인기가 높았는데 최근엔 후발주자들에게 밀리는 양상이다.

"알리기에 급급하지 않은 때문이다. 대림 아파트에 살아본 사람들은 '벽에 에어컨을 달려 해도 드릴 못이 안 박혀 애를 먹는다'고 한다.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정도(正道).윤리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 논란 등으로 소비자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

"지난해 서울 동시분양 때 강남구 압구정동(8차)과 서초구 서초동(11차)에 나온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놓고 말이 많았다. 하지만 단순 도급사업이어서 이익 불리기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건설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하려면 하라'는 게 우리의 입장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선시공.후분양'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자금부담 등으로 대부분 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신용과 능력이 있는 회사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신개념 아파트 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한데.

"아파트도 변해야 한다. 언제까지 획일적인 성냥갑 형태만 만들 것인가. 주상복합아파트도 오피스 빌딩 형태로 천편일률적이다. 아파트 도색이 빨간색이거나 내부 동선(動線)이 곡선 형태면 안된다는 법 있나.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아 고객의 높아진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평면개발 전담팀을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 경관 개선을 목적으로 한 타워형과 주방과 보조주방 일체형 등의 신평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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