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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압력속의 환율 배경과 전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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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환율이 움직이기 시작한지 2주일이 되었다. 그동안 안정노를 유지하던 환율은 8월16일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여 30일에는 대고객보도율「베이스」가 「달러」당 2백96원70전으로 올라 2주일만에 1 70전이 비싸진 것이다. 「달러」의 원화교환율로 표시되는 오늘의 환율제도는 외환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었던 64년 5월3일에 채택된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1억2천만 「달러」를 하회하던 당시에 수입억제·수출촉진을 위해서 환율제도를 고정환율제도에서 단일변동환율제로 고쳤다. 「달러」당 1백89원하던 고정환율은64년5월3일부터 2백55원의 대고객매입율을 최저선으로하는 변동환율로 변경되었다.
원래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는 근본취지는 국내정책, 특히 재정금융정책의 실패로 야기되는 물가상승을 환율에 반영시킴으로써 환율과 물가사이의 「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데 있는것이다. 고정환율제도하에서는 국내물가가 오른다하더라도 환율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국제수지상의 가격조치기능이 작용할수 없게되는 것이다.
물가가 고정환율제하에서 오를때 상대적 저환율이 지배하게 되므로 수출은 채산이 맞지않아 정체되는 반면, 싼환율로 바꾼 외환으로 외국상품을 수입하면 비싼 국내물정 때문에 폭리를 할수 있게되어 수입은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고정환율제하에서는 국내물가상승이 수입촉진·수출억제로 나타나게 되어 국제수지는 악화되고 외환사정은 더욱 악화되는것이다.
64년5월에 단일변동환율이 채택된 이유도 바로 그런데있었다. 62, 63, 64년의 군정 전후에 무모할이만큼 통화를 팽창시킨 재정금융상의 실책으로 외환보유고가 격감됨에 따라서 고정환율제를 계속 유지할수없게 되었고 결국 변동환율제도를 선발하지 않을수 없었다.

<변동환율제경과>
64년5월에 채택된 변동환율제도는 시행 초기에는 불안한 제도였다. 국내물가와 환율이 상승적악순환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우려는 65년까지 계속되었던것이다. 당초「달러」당 2백55원선에서 출발한 환율은 65년만에 2백70원96전으로 올랐었으나 66년 말에는 2백70원36전으로 오히려 반낙되었다.
이와같이 65년말을 고비로 반낙되기 시작한 환율은 67년11월께까지 대체로 대고객매입율 「베이스」로 2백67원54전부터 84전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단일변동환율제는 채택된 후 1년반동안 상승세에 있다가 66년 1년동안 안정세에 있었으며 그후 67년11월까지 2년동안은 반낙된 수준에서 또다시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67년12월부터는 다시 외협사정에 대한 비관적평가가 일기 시작해서 환율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12월8일께에는 대고객매입율이 2백74원선을 상회하게 되었다.
정부는 2백67원선에서 74원선으로 외화율이 「달러」당 7원이나 오르는데 긴장했고 급기야는 「달러」당 2백74원선의 대고객매입율에서 환율을 고정시킨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때문에 환율은 68년8월15일 대고객매입율은 2백74원40전 수준, 대고객매도율은 2백75원2O전 수준에서 안정되었던것이다.
이와같이 안정된 환율은 다시 8월16일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서 8월29일 현재 대고객매도율로보아 「달러」당 2백76원80전선으로 오른것이다.

<환율과 정책당국>
8월16일부터 움직이기 시작한 환율동향에 대해서 정부당국은 일언반구 논평이 없다. 한은당국만이 최근동향은 자연적인 수급현상을 반영할뿐이며 한은으로서는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왜환율과같이 기본적인 「파라미터」가 변동하고 있는데 당국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는가 하는점이 문제의 실마리가 될것 같다.
67년 12월의 환율동향에 대해서는 정부가 재빨리 일정선에서 억제한다는 입장을 취했고 그것은 또한 실행됐었다. 오늘날 외환보유고가 3억6천만「달러」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외환준비율이 외형상으로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따라서 환율상승을 방임하려한다면 그배경은 딴데 있는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환율인상의 압력>
환율인상을 「유세이드」측이 거듭요청하고 있다는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경제적이유에서 본 환율인상압력도 매우 크다고 하지 않을수없다.
첫째 환율과 물가의 「갭」확대를 무시할수 없다. 단일변동환율제가 채택된 64년5월에 비해서 오늘의 환율은 7·7% 정도밖에 오르지 않은데 반해서 물가는 도매기준으로 30%나 올랐다.
따라서 환율과 물가의 「갭」이 변동환율채택당시보다 20%이상이나 벌어져 수입수요가 연율 12억「달러」를 상회하게된 반면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것이다.
둘째 68년7월말까지 수출실적은 2억5천8백만「달러」, 수입실적은 7억4천3백만「달러」로 무역수지적자는 4억8천4백70만「달러」에 이르고있다.
한편 7월말까지의 무역외수지는 1억6천2백만「달러」의 흑자이므로 7월말까지의 경상수지적자는 3억2천2백6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7윌말까지의 경상수지적자실적은 68년 외환수급계획상의 적자 3억5천2백만「달러」와 거의 맞먹는 적자폭이다. 더욱이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폭은 예년의 경우 상반기보다 확대되는 것이 통례이므로 68연도 경상수지적자 전망은 어둡다 할것이다.
셋째 하반기 수입수요가 상반기보다 훨씬 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입수요를 메우기 위해서 D/A「유전스」수입년간한도가 다같이 소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유전스」D/A를 대폭적으로 외환수급계획과 상관없이 확대하지않는한 하반기수입은 크게 억제되어야한다는 결론이 된다.
넷째 하반기의 수입수요가 큰데 대해서 그를 지불하는 길은 수출목표의확대, 외환보유고의 감소, D/A·「유전스」한도의 확대등이라 할수있다. 그러나 수출확대나 D/A「유전스」한도의 확대가 임의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입수요억제냐 아니면 외환보유고감소냐의 선택이 예상할수 있는 가장 가까운 길이다. 어느 경우이든 결과적으로 외환공급의 애로및 상품공급의 애로를 뜻하게 되고 그것은 환율의 상승압력을 뜻하게 될것이다.
최근의 국제수지 동향으로보나 물가와 환율의 「갭」확대현상으로보나 환율이 상승선상에 있지않을 수 없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것이다.
따라서 환율상승을 언제 얼마만큼이나 노출시키느냐 하는 문제만이 남아있다 할것이다. 환율이 상승될때 파급되는 경제적 충격문제는 환율상승의 시기와 폭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조건을 형성시킬것도 분명하다. <이규동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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