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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풍자문학의 대표작 선량한 병사「슈베이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선량한 병사「슈베이크」, 그는 특출한 재주를 하나도 갖고있지 못하다. 그저 밑빠진 술독이고 대식가이다. 얼핏보면 무위도식에만 능한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둔중하게 느껴지는 전형적인 농부의 「포커·페이스」속에는 어떠한 폭력에도 굽히지 않으려는 끈기와 앙칼진 저항의 의지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어려운 고비를 눈치껏 넘겨버리는 날카로운 기지가 유해보이는 조그만 눈에 번뜩이고있다.
병사「슈베이크」는 1차대전이 터지자 많은「체코」사람들과 함께 「오스트리아」의 군대에 끌려나간다. 그는 그 속에서 때로는 병자를, 때로는 또바보를 가장해가면서 스스로를 웃음감으로 만든다. 그러나 사실에 있어서는 그는 「오스트리아」군대를,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지배계급을 웃음감으로 만들어가며 그 나름으로 버티어나갔던 것이다.
거대한 힘에 맨주먹으로 맞선다는 것처럼 무모한 일도없다. 「슈베이크」는 몹시 몸을 사린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구보다도 더많이 「오스트리아」군대를 괴롭혀주고 그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을 마음껏 골탕먹인다.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슈베이크」는 물론 가상의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 「차페크」와 함께 「체코」가 자랑하는 「유머」와 풍자문학의 쌍벽을 이룬 「하세크」가 1910연대 초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소설 「선량한 병사 슈베이크」의 주인공이다. 작자는 「슈베이크」가 「오스트리아」군대에 끌려간 다음부터 저지른 여러가지모험을 통해서 권력자 「오스트리아」의 관료, 군벌을 매섭게 비판했다.
이 작품은 완결되지는 못했지만 병사「슈베이크」의 이름은 그 어느 영웅보다도 더 널리「체코」에서 알려졌으며 다시없이 친밀한벗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련과맞선 오늘의 「체코」사람들이 다시 병사「슈베이크」를 연상하고 있는것도 당연한 얘기다.
오늘처럼 괴롭고 가파로운 때 「슈베이크」는 그들에게 다시없이 귀중한 용기와 웃음과 그리고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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