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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양당제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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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금년대통령선거는 최근 새로운 용어들을많이 만들고 있다. 특히 「선거위기」(Election Crisis)「양당제도에대한위협」(Threat to Two Party System)「불투명」 (Uncertainty)등의 낱말들이 「매스콤」을 통해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이번선거과정이 근년의 다른선거보다 혼선을 빚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선거양상의 저류에 흐르고있는 특징적인 문젯점들이다.

<유권자들 소외>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유권자들의 선거」라기보다 「정당안의선거」로 표현되기도한다. 선거가있는해 11월 첫화요일 (금년은11월5일) 에 유권자들이 각주별로 각정당의 선거인단을 뽑는것보다는 각정당들이 후보를 지명하고 지명받은 후보가 5백38명의 선거인단표를 어떻게 획득하느냐에 더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에게 투표한것과 선거인단이 대통령후보에게 투표한것과는 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가장가까운예로 지난 60년 선거때 고「존· F· 케네디」 와 「닉슨」이 유권자투표 (선거인단선거)에선 49·7%대49·6%로 전국11만여표의 근소한 차이였지만, 선거인단의 투표에선 62%대36%란 큰차이를 냈던것이다.
사실상 선거전에서 지명후보자들은 선거인단이 많이 나오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그것도 소속정당의 대의원들을 포섭하는데 중점을 두고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로부터의 인기와 정당안에서의 인기가 다르게 나오고있는 예가 많다. 「갤럽」의 전국유권자를 상대로한 표본추출여론조사통계에 의하면 공화당의 경우, 「닉슨」은 지명경쟁자였던 「록펠러」에게 35대36으로 뒤지고 있었지만 전당대회대의원들의 지지율은 「닉슨」 이 「록펠러」 보다 두배이상 높아 결국 지명을 획득하고만 것이다. 이런 현상에대해 정계·언론계인사들은 일반유권자들의 의사가 직접 반영되기어려운 간접선거제도를 개혁해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있다.
고 「케네디」대통령의 선거참모였던 「오브린」은 『미국정치가 당면한 과제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제도의 개혁』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칼럼니스트」인「클레이턴· 프리치」는 『현재의 선거제도와 양상아래서는 제3당, 제4당이 나타나 경쟁하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고 시사하면서 『이번선거의 불투명한 양상은 선거인단이란 제도의 모순, 그리고 유권자들의 「의사의 흐름」과 동떨어진 정치행위가 크게 작용하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공화당소속 하원의원 「찰즈·굿델」도 『선거제도의 개혁을위해 적합한 시기에 헌법의 개정문제가 검토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새로운 정치방정식>
지난7월26일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엔「정치수충방정식」(Political Bumper Equation)이란 제목아래 2P÷GW=H3(2party system÷George Wall ace=Hubert H. Humphrey)란것이 도해로실렸다. 이것은 양당제도가「조지·월리스」독립당에 의해 깨지고 결과는 민주당「험프리」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것이라는 풀이를표현한 것. 지난4월이후 「앨라배마」주지사 었던 「조지·월리스」가 눈에띄게 인기가 상승하며 진출하고 있다. 젊었을때 「밴텀」급 권투선수였기도한「월리스」는 주로 남부지방을 발판으로 유권자들과 공화당쪽 대의원들에게 깊이 파고들곤있다. 「해리스」의 전국표본추출 여론조사통계에 의하면 「월리스」는 전국유권자의 약15%의 지지를 얻고있으며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때 남부에서 32%, 기타 지방에서 10%의 비율로 지지를 받고있다는 것이다. 또 선거인단표를 획득하는데도 1백내지 2백표선에 육박할수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간 현재 추세대로 나가면 공화·민주양당의 어느 후보도 선거인단 5백38표의 과반수(2백70표) 를 얻지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경우 헌법규정에 따라 하원에서 종다수투표로 대통령을 직접선출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선거위기」(Election Crisis)란 용어가 새로이 씌어지고 있다. 이것은 또 미국정당제도의 표본처럼 되어온 양당제도를 후퇴시키는 「위협」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물론 「월리스」의 진출이유로는 미국의「새로운 정치적고민」이 근원적인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856연이후 1백여년간 확립되어온 공화·민주 양당제도의발판이 적게나마 이번 선거에서 흔들리게 된데 대해 학계·언론계서는 보수정당들에 의한 보수주의적 체제가 국민들에게 염증을 주고 있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있다.
「버지니아」 대학 정치학교수 「오필드」 나 「워싱턴· 포스트」지의「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브로더」등은 월남전의 장기화, 사회제도의 모순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욕구가 케3의 탈출구로 나오는 현상으로 대충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양당제도가 쉽게 무너지리라고 보는측은 적지만 이번 선거에서 약간의 시련을 겪고있는것만은 사실인것 같다.

<공화·민주 의원연합>
최근 미국하원의 민주·공화양당소속 일부의원들은 새로운 연합조직체를 구성했다. 이른바 「국민대통령 선출위원회」(People's Presidential Committee)란 이름의 조직체다. 공화당의「찰즈·굿델」 민주당의 「모리스· 유달」 의원이 발기한 이위원회는 이번대통령선거에서 어느 후보도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못얻어 하원에서 선출하게될때에 대비, 그포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위원희는 두개의 활동목표를내세우고있다. 첫째는 하원으로 대통령선거가 넘어올경우 『공화·민주양당소속의원들은 선거인단선거(11월5일실시) 에서 유권자로부터 가장많이 표를얻은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어 당선시키자』는 것이다. 둘째는 선거인단제도를 폐지하고 국민의 직접투표에 의해 대통령을선출토록하는 헌법개정문제를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것이다.
이위원회는 첫째의 계획을 대통령지명후보들에게 제의했다. 민주당의 「험프리」와 공화당의 「닉슨」「록펠러」 는 이계획에 찬성의 듯을 나타냈다. 그러나 「월리스」 는 이를 거절했다.
그는 전보로『이 제의는 공화·민주양당이 10전 값어치의 차이도 없다는것을 증명하는것』이라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굿델」 의원은 4백35명의 하원의원중 56명만 이계획에동조하면 효과를 거둘수있다고하면서 낙관하고 있다.
대통령을 하원에서 선출하게될지 모른다는데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인 견해가 많지만 정치해설가 「데이비드· 브로더」등 일부 「업저버」 는 50-50 「퍼센트」 의 가능성이라고까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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