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분위기…판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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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판문점=박승탁기자】군사정전위원회 제275차 본회의가 한창진행중이던 5일하오 2시15분 판문점남쪽 1마일 떨어진 비무장지대에서 미군 정찰대와 휴전선을 불법남침한북괴군이 약20분동안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교전에서 미군1명과 「카투사」 2명이 전사하고 미군2명이 중상을 입었다. 북괴군은 시체1구를 남긴채 모조리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격퇴했다.
아군은 이교전에서 수류탄3개, 탄창1개, 실탄30발을 노획했다.
아군전사자는 안영만상병, 권혁국이병, 「피파스」이병으로 밝혀졌다.
이날의 교전은 최소한 5∼6명의 북괴군이 판문점부근의 구사분계선을 불법남침, 임진골다리에 이르는 판문점 행정도로 부근에서 미군순찰대에 기습을 가해옴으로써 발단됐다.
이는 정전협정조인후 판문점에서 가장 가까운곳에서 발생한 충돌사건이었는데 회답장소에까지 총성이 들려와 판문점을 한때 공포분위기에 몰아넣었다.
때마침 「유엔」군측 수석대표 「길버트·H·우드워드」소장은 『지난 7월25일부터 8월4일까지 북괴병이 휴전선을 26회나 불법남침, 그중 21명이 사살됐다.』 고 공산측을 비난하고 있었는데 교정상황을 보고받자 『왜 이렇게도 전쟁분위기를 도발하느냐. 당장 현장에 가서사건진상을 공동조사하자』고 북괴대표 박중국을 공박했다.
박중국은 공동조사를 하자는 「유엔」측의 제의를 거부했다.
이러자 쌍방은 즉석발언으로 상대방을 공박, 회담장안에도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우드워드」 소장이 『자살적인 침략행위를 끊임없이 저지르면서 또 무슨 할말이있느냐』고 소리치자 박은 휴회를 제의했다.
한편 회담장밖의 북괴경비병들도 서울에서 간 기자들에게 욕설을 퍼부며 취재를 방해했다.
회담이 끝나자 기자를 실은 「버스」는 미군추격대가 기동하는 판문점 행정도로를 전속력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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