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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오브 올 피어즈' 새로운 1위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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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흥행시즌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스파이더 맨'을 2주만에 1위에서 끌어내렸던 초화제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2'의 1위 행진이 다시 새로운 복병을 만나 2주 만에 막을 내린 것이다.

톰 클랜시의 인기 베스트셀러 '잭 라이언' 시리즈를 네 번째로 영화화한 '섬 오브 올 피어즈(Sum Of All Fears)'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183개 극장으로부터 3,118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을 누르고 당당히 1위로 개봉하였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 2,100만불의 수입을 올린 '클론의 습격'은 이 새로운 복병에게 1위 자리를 내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개봉 18일동안 벌어들인 총수입은 2억 3,230만불. 이는 같은 기간동안 전작인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이 벌어들인 수입보다 35%가 저조한 성적으로서, 이같은 흥행속도라면 최종수입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4억불에는 못 미치고 3억불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것이 현지 분석가들의 의견이다. 영화를 배급한 20세기 폭스 사의 배급대표 브루스 스나이더는 "전작과 달리 올 해 여름은 너무 많은 경쟁자들이 있다. 따라서 전작과 같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역대 최고의 주말흥행성적으로 올 여름 시즌의 개막을 알렸던 '스파이더 맨'은 이번 주말동안에 다시 1,432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3위에 랭크되었다. 거미인간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 5,380만불에 달하는데, 이는 북미 영화사상 종합흥행수입 6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다음 주면 '쥬라기 공원'(3억 5,707만불)을 앞지르고 역대 흥행 5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섬 오브 올 피어즈'를 제외하고 나면 이번 주말 유일한 전국개봉작인 황당무계 코미디물 '언더커버 브라더(Undercover Brother)'도 1,204만불의 수입을 올려 4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장식하였다.

이번 주말 5위부터 7위까지는 지난 주말 개봉했던 3편이 나란히 차지하였는데 1,130만불의 수입을 기록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스피릿(Spirit: Stallion of the Cimarron)'이 5위에 랭크되었고,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심리 스릴러물 '불면증(Insomnia)'과 제니퍼 로페즈가 폭력 남편에 과감히 맞서는 또 다른 스릴러물 '이너프(Enough)'가 각각 995만불과 681만불의 수입으로 6위와 7위에 랭크되었다.

'스타워즈'를 2위로 끌어내리며 당당히 1위로 개봉한 '섬 오브 올 피어즈(Sum Of All Fears)'는 이른바 테크노 스릴러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베스트셀러 작가 톰 클랜시가 1991년 내놓은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붉은 10월',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명령'에 이은 이른바 '잭 라이언' 시리즈 네 번째 영화이다.

이 영화가 지금까지 개봉한 톰 클랜시 원작 영화들중 가장 높은 주말흥행수입을 벌어들인 데 대하여(종전 1위는 '긴급명령'의 2,030만불) 파라마운트 사의 배급대표인 웨인 류엘렌은 "우리는 당초 2500만불에서 3천만불 정도의 수입을 벌어들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번 주말의 결과는 우리의 기대치보다도 앞서는 것."이라고 기쁜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출구조사결과 관객들의 90%가 '매우 좋다'(very good) 나 '최고(excellent)' 등급을 내리는 등 입소문이 좋아 앞으로의 롱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판타지나 SF가 아닌 사실감넘치는 영화를 보고자 하는 다소 나이든 관객들이 주요 관객층이었는데, 25세 이상의 관객이 전체 관객의 3분의 2에 달했다고 한다.

전작에서 잭 라이언을 연기했던 알렉 볼드윈과 해리슨 포드에 이어 이번에는 보다 젊은 벤 애플렉이 주인공 잭 라이언을 연기하고(젊은 애플렉의 나이에 어울리게 이번 영화에서는 잭 라이언을 28살된 CIA 신참으로 재설정하였다), '하이 크라임'의 모건 프리맨이 그의 상관 빌 카봇을 연기하며, 최근 '스피릿'에서 근사한 목소리 연기를 선사한 제임스 크롬웰이 대통령 역으로 출연하였다. 연출은 전작들의 죤 맥티어난, 필립 노이스에 이어 '꿈의 구장'과 '스니커즈'를 연출했던 필 알덴 로빈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세계에는 무려 2만 7천여개의 핵폭탄이 있고, CIA에 따르면 적어도 20개 국가(주로 중동이나 남부 아시아)가 이를 보유하거나 개발중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기록에 따르면 이중 164개에 달하는 이동가능 핵탄두의 소재가 모호하다고 한다.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만일 그중 하나의 탄두를 테러리스트들이 가지게 된다면?'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무시무시한 가정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영화는 이스라엘의 핵탄두가 분실된 1973년에서 시작된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후, 소설 원작에서와 같이 일련의 테러리스트들이 원자 폭탄의 뇌관을 획득하는데 이들은 이를 미국으로 이동, 미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슈퍼볼 경기장에서 터뜨리고자 하는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민다. 다만 원작에서 아랍계였던 이들은 영화에서는 유럽의 신나찌주의자들로 바뀌었다. 이들의 목적은 러시아와 미국을 다시금 냉전시대로 몰고가는 것. 이러한 음모를 사전에 눈치채고 이를 막고자하는 CIA 분석가 잭 라이언의 모험이 시작된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관심은 이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도 9-11 테러 이후의 미국분위기에서 직접적으로 테러를 묘사한 점에 대하여 모아졌다. 즉 영화자체는 양호하지만 시기적으로 잘 맞지 않다는 것. ABC 굿모닝 아메리카의 조엘 시겔은 볼티모어의 풋볼 경기장에서 핵폭탄이 폭발하는 클라이막스 씬에 대하여 "관객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얼어붙은 듯했었다. 마치 관객들은 스스로에게 '심지어 영화에서조차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단 말인가?'하고 자문하는 듯했다."고 전하면서 "영화 자체는 훌륭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9-11 이후라는 시기적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했다. 이 영화가 우리를 비탄에 빠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 말이다."고 평했고, 보스톤 글로브의 르네 그레이엄 역시 "보통때 개봉했다면 이 영화는 팝콘을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전형적인 오락영화였을 것이다. 관객들이 적게 생각할수록 더욱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말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관객들이 미국내에서 벌어지는 테러리스트의 행동을 그린 스토리를 즐길 수 있을 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고 분석했으며,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흥미진진한 동시에 관객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영화가 의도한 바 보다 훨씬 더..."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자체의 오락성에는 상당수의 평론가들이 훌륭하다는 반응을 나타내었는데, 뉴욕 옵저버의 렉스 리드는 "익사이팅한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칭하였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라이버맨은 "벤 애플렉은 해리슨 포드의 대역 이상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었으며, CNN의 폴 클린턴 역시 "논스톱 액션은 관객들을 세계 각지로 안내하고, 그들은 마침내 이 기분전환용 모험물에 완전히 사로잡히고 만다."고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번 주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언더커버 브라더(Undercover Brother)'는 어반 미디어 사의 인기 웹사이트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황당무계 라이브 액션 코메디물이다. '너티 프로페서'와 '라이어 라이어'를 만들었던 이매진 엔터테인먼트의 제작진이 2,800만불을 들여 만든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흑인판 오스틴 파워스'! 주인공 브라더 역은 '존 Q', '뉴 가이(The New Guy)'의 에디 그리핀이 연기하였고, '007 언리미티드'의 섹시 스타 데니스 리차즈와 인기 TV 코미디 프로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크리스 카턴 등이 공연하였다. 인기 가수 제임스 브라운의 카메오 출연도 볼거리. 연출은 명감독 스파이크 리의 사촌으로 '베스트 맨(The Best Man)'을 연출했던 말콤 D. 리가 담당하였다.

언더커버 브라더는 초특급 비밀 스파이집단인 '브라더후드(B.R.O.T.H.E.R.H.O.O.D)'의 멤버로서, 모든 흑인들을 곤경에 빠뜨리고자 하는 흉악한 백인 범죄자 '더 맨'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시스터 걸(오재뉴 엘리스)과 함께 위장근무에 들어간다. 이들은 이내 더 맨의 수하들인 미스터 페더(크리스 카턴) 및 '화이트 쉬 데빌'이라 알려진 '흑인 킬러' 페넬로페 스노우(데니스 리차즈)와 포복절도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데...

기존의 황당무계 코메디에 대해 나타낸 반응과는 달리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대해 나타낸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다. 일단 무조건 웃기고 재미있다는 것.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말콤 리 감독과 존 리들리의 각본에 의한 놀랍도록 훌륭한 성과물."이라고 치켜세웠고, 워싱턴 포스트의 앤 호너데이 역시 "올 여름, 가장 스마트한 바보 영화."라고 칭했으며,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이 영화에 나오는 솔직한 육체적 코메디는 견고한 벽돌집 만큼이나 믿음직하다."고 호평을 보냈다.

기타 이번 연휴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휴 그랜트 주연의 코메디물 '어바우트 어 보이(About A Boy)'가 413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리차드 기어-다이안 레인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물 '언페이스풀(Unfaithful)'이 294만불의 수입으로 8위, 그리고 10대용 화장실 코메디물 '뉴 가이(The New Guy)'가 142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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