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참회의 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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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전에 내무부 장관실에서 경찰목사를 위촉받았다. 위촉식에 나왔던 윤치영씨는『나도어느의미에선 깡패야, 깡패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하지만 인류와 국가를위한 의분과울분이터진 깡패였지』하고「조크」를 했다. 깡패도 깡패나름이랄까-.
지금 제주도와춘천 소양강에는 많은청년들이 폭력배의 과거를씻는 속죄의 땀을 흘리고있다.
당국은 나에게 이들속에뛰어들어 이들의 길잡이가되도록 경찰목사를 위촉한것이다.
깡패라고 낙인찍힌 이들에게도 이렇게될수밖에없었던 절실한 동기가 있을것이다.
무지·가난·환경등의 검은 안개가 요인이었다면 이 요인을 제거하는일이 이들을 구제하는 길일것이다.
제주도경찰국장이 휴가를이용해서 머리를깎고 이들속에 뛰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일부에선 깡패를 이같이 취역시키는 것이 마땅치않다고 말하는이도 있으나한데 모아 속죄의 기회를 주는것부터 무시, 방관상태를 벗어난것으로 해석하면 구제의 길이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믿어진다. 포악한 폭력배라해서 그들이 남이 아닐것이다. 가장 가까운 친구이며 이웃이고 길러내야할 나라의일꾼인것이다. 마음에 사랑이 비었다면사랑을 채워주는 일로써 보람을느끼고싶다.
지금까지 깡패라는 그늘진사회에 대해서 종교계가 무능과방관을 일삼았다는 것은 한탄할일이었음을 뒤늦게 느끼고 있다. 사랑에 굶주리고 헐벗은채 악의 구렁에 빠진 이들을두고 잠들었던 종교계의 거름이되고 기쁨을 안고 이들속에서 현재의 정을 나누고싶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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