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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군, 캥거루 대량 도살 나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많은 농부들은 캥거루를 해로운 동물로 여기고 있다.
호주군은 군기지내에서 캥거루의 도살를 막으려는 동물 복지 운동가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주 교외에 위치한 푸카푸나일 기지에서는 동물들의 아사를 막고 기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주에 1만5천마리 이하의 캥거루가 도살될 예정이다.

약 10명으로 구성된 사수들은 월요일(이하 현지시각) 이 캥거루들을 사살하기 시작했다.

4만5천 헥타르(11만에이커)에 이르는 이 기지에는 8만 마리 이상의 캥거루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이 기지의 자연 환경이 부양할 수 있는 수치의 2배에 이르는 것이다.

전문 사격수들은 호주를 상징하고 호주군의 군복의 문양의 일부에도 쓰이는 독특한 유대목 종의 캥거루 4만 마리를 사살할 계획이다.

하지만 캥거루 도살을 막겠다고 공언하는 동물복지 운동가들은 병든 캥거루만을 도살해야 하며 나머지는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도살을 막기 위해 사격수들과 캥거루 떼 사이에 뛰어들어 도살을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 클레어 배넌은 "기지가 너무 넓어 항상 기지 전체를 지켜보는 것은 어렵다며 만약 동물보호론자들이 기지 내에 몸을 숨길 경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CNN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배넌 대변인은 국방부가 이 기지를 실탄 사격 훈련장으로 이용하고 있어 이미 안전에 대해 엄격한 주의가 적용되고 있고 뛰어난 안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지에 숨어있는 동물복지 활동가들은 캥거루 도살뿐 아니라 사격장의 실탄 사격훈련에 의해서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동물 보호 협회의 대변인 레야 린덴은 "우리는 조직적으로 아주 잘 준비되어있고 만약 그들이 캥거루를 사살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린덴 대변인은 "이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부적절한 조치?

호주 국방부는 먹이 부족 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캥거루 개체수의 과잉은 기지내 병사들의 위험을 초래해 왔다고 말했다.

캥거루들은 특히 군용기를 포함 군 운송수단과 부딪혀 심각한 손해를 끼쳤으며 병사들의 안전을 위협해 왔다.

국방부는 "우리는 기지내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또한 주변 자연 환경과 캥거루를 위한 환경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한편 군당국은 기지내 야생동물 관리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가들은 캥거루가 초기부터 적절히 통제되었더라면 이러한 대량 도살의 필요성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왕립 동물학대 방지 학회(RSPCA)는 군이 캥거루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살을 통해 개체수를 조절하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군 당국은 현재 주 환경부에 기지내의 캥거루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는 완벽한 권한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식용으로 이용?

호주는 이미 곡물을 먹어치우고 축산동물을 사육하기 위해 필요한 자연 자원을 잠식해 농부들에게 해로운 동물로 여겨지는 캥거루의 도살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호주내 캥거루 숫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가장 대표적인 종만 5천만 마리 이상인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 환경의 상태에 따라서 사냥꾼에게 일년에 5백만 마리 이상의 캥거루를 사냥이 허용된다.

도살된 많은 수의 캥거루 고기는 소시지로 만들거나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또는 캥거루의 살코기 함량과 풍부한 맛이 환영받는 유럽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캥거루의 식용판매는 호주의 일부 주 정부에서만 허용하고 있다.

푸카푸나일 기지에서 도살된 모든 캥거루는 기지에 묻힐 예정이다.

PUCKAPUNYAL, Australia (CNN) / 박치현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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