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뼈를「코리아」에" 제2고향에 묻힌「버리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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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가 죽거든 내뼈를 제2의 고향 한국에 묻어달라』고 마지막 말을 남긴 한 미국인의 소망이 이루어졌다.
4일 상오10시.
제2한강교옆에 있는 외국인 묘지엔 수많은 고인의 한국친구와 외국인동료들이 모인가운데「해럴드·J·버리언」씨의 이장식이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건국초부터 18년동안이나 한국에 살면서 한국정부에 조언을하고 호흡을 같이 해왔던「버리언」씨는 작년3월7일 미국서 세상을 떠난지 만14개월만에 그의 소원대로 한국땅에 묻히게 된것이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것은 1946년 미군정당시 경기도경찰국 수석 고문관으로 취임하면서 부터였다. 얼마후「버리언」씨는 치안국장의 고문관으로 옮겨왔는데 당시 치안국장이던 전서울시장 김태선씨는 그를 가리켜『폭이넓고 책임감이 강했던 사람』이라고 술회한다.
『건국초 혼란기속에서도「버리언」씨는 세도부리는 외국인을 가장 싫어했고, 특히 그는 한국인 지도자들에게 필요없는 간섭을 하지않았고 묻는것에만 조언을 해주는 진실한 친구였죠』라고 김씨는 그당시를 회고했다. 군정이 끝나자「버리언」씨는「무치오」대사 밑에서 일을 돌보다가 한국전쟁이 나던해 미국으로 건너갔었다. 56년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전쟁에 파괴된 한국의 부흥을위해 힘썼고 특히 전쟁고아 전쟁미망인들을 위해 온갖 힘을 바쳐 63년엔 한국정부로부터 태극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의 외아들은 미국「펜실베이니아」에있는데 부인「샐리·버리언」여사는 아직 이태원 외인주택에 살고 있다. 『그분의 소원대로 한국땅에 묻히게 되니 정말 기쁩니다. 그의 육체는 영영 가버렸지만 영혼은 앞으로도 발전해가고있는 한국과 영원한 대화를 나눌거예요.』눈시울을 붉히며 말을잇는「버리인」여사는이미 한국에 관한 2권의 책을 발간하고 5월중에 다시 한권을 발간하겠다는 노익장.<김건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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