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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듣는 「디스크」|교육·광고계 큰 파문|전자녹화방식 EVR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페라」『춘희』가 듣고 싶을 땐 전축에 「디스크」를 걸면 된다.
이처럼 쉬운 방법으로 보고 싶을 때마다 『춘희』의 공연장면을 보는 수는 없을까. 쉽사리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이 욕심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전자공업의 힘을 입고 곧 충족되게됐다.
간단히 가정용 TV수상기에 「디스크」에 해당하는 녹화 물을 걸어 보고싶은 것을 보고싶을 때마다 볼 수 있는 새로운 장치가 발명됐기 때문이다. 「텔레비젼」에 큰 변혁을 가져올 이 획기적인 장치는 미「컬럼비아」방송(CBS)이 발명한 EVR(전자녹화방식=「일렉트로닉·비디오·레코딩). 작년 8월 CBS연구소의 「골드마크」소장이 이 새로운 기술의 윤곽만을 발표한 이래 기술의 단편적인 것만이 알려졌을 뿐 그 핵심은 제품이 완성되는 시기까지 일절 비밀에 붙여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대한 기대는 대단히 크다.
이 수수께끼의 EVR가 실현되는 날 교육에서부터 가정의 TV시청형식에까지 큰 영향을 줄 것은 물론 TV광고에 의지하던 생산업체 및 TV광고업체가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이제까지 알려진 EVR의 윤곽만을 의지에서 살펴보면-.

<대중보급형 vtr>
한 마디로 말해서 EVR는 대중보급형 「비디오 테이프레코드」.
VTR와 다른 점은 영상 및 음향정보를 기록하는 재료가 자기「테이프」아닌 폭8.75밀리미터의 흑백「필름」이고 장치가 간단하여 값이 싸다.
이 「필름」은 직경 17.5센티 두께 1.3센티의「카트리지」에 감아 보통 TV수상기에 장치한 재생장치에 넣으면 흑백수상기면 1시간 「칼라」수상기는 30분간 보게된다.
「칼라」TV도 「칼라」정보를 「코드」(기호)화해서 역시 흑백「필름」에 기록한다.
「코드」화 할 때 종래의「칼라필름」처럼 색깔이 뿌옇게 되지 않는 것이 장점. 일견 8밀리 「필름」같으나 해상력이 높다.
이 높은 해상력을 얻기 위해서 CBS는 특수한 「필름」과 감광재를 개발하였다고 한다.
이 방식은 마치 영화에서 광학적인 기호로 음향신호를 바꾸어 기록했다가 재생하는 「사운드 트랙」에 비유된다.

<재생용「필름」이용>
일단 전기신호를 전자「빔」으로 「필름」에 감광시키는 방법을 쓴다. 따라서 이 EVR의 최대특징은 그림에서처럼 일단 제작된 「마스터필름」을 가지고 같은 화질의 재생용 「필름」을 고속도로 대량 복재 할 수 있는 것.
30분짜리 「칼라」「프로그램」을 복재하는데 불과 30초. 이 복사판 1개의 값은 6∼10 「달러」(우리 나라에서 고전음반을 사려면 l장에 1천5백원∼1천8백원 주어야한다.) 재생장치의 값은 우리 나라 원으로 7만원정도. 양산하면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EVR는「오페라」「쇼」방송 등 오락에 뿐 아니라 교육용매체로서 새로운 분야를 넓힐 것이 기대된다.
지금까지의 교재영화처럼 실내를 어둡게 할 필요도 없고 영화처럼 미리 준비해야하는 번거러움이 없을 뿐 아니라 교육 「텔리비젼」처럼 교사가 방송시간에 맞추어 시간표를 짤 필요가 없다. 교과진도 역시 방송국과의 타협이 필요 없다.

<문헌보관에도 새길>
영국의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의 전권을 이 「카트리치」1개 반에 수록할 수 있다니 EVR는 일종의 인쇄기술혁명 또는 자료보존에 혁명을 가져온 것이라고. 장차는 고전의 명저로부터 세계적 명영화, 교육영화 등을 복사한 「필름」이 가정용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의사 기술자들에 대한 새로운 기술교육 재교육에 직업훈련에 통신강의록에 EVR의 「카트리치」가 이용될 것이다.
우선 방송용 EVR가 먼저 실현되겠지만 일반화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CBS는 이 방식을 기초로 하는 발명특허를 세계에 출원했다.
이미 영국의 ICI사, 「스위스」의 CIBA사와 제휴해서 EVR용「필름」재료와 재생장치의 개발에 들어갔다.

<전자공업계에 시풍>
보급형의 시작품 완성은 빠르면 l년, 늦으면 5년 걸릴 것이라고 CBS연구소는 발표했다. 이보다 먼저 실용화할 것이 방송용 EVR(BEVR). 이것은 16밀리「필름」을 사용하며 화질은 현재의 35밀리「칼라필름」과 맞먹는다.
복사비용은 현재 VTR에 쓰는「비디오테이프」의 6분의l. BEVR는 빠르면 금년 6월에 시작품의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시판하게 된다.
EVR의 실현은 벌써부터 전자공업계에 경합의 움직임을 일으키고 있다.
EVR야말로 TV광고에 적격품이다. 또 EVR때문에 TV「세트」가 더욱 팔릴 것이 예상되므로 영국과 일본 등 대전자기기 「메이커」들은 정보수집에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EVR의 출현은 시청자에게 TV광고를 기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TV광고에 의지하던 생산업체 및 TV광고 제작회사는 도산을 염려하고 있다니 EVR의 발명은 경제계에 새로운 판도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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