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체 제작 과정, 교육생 85%가 취업”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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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충주캠퍼스 졸업생에게서 편지를 한 통 받았다. 지난해 62세의 나이로 산업설비과에 입학해 특수용접자격증을 딴 후 올해 3월 졸업하면서 창호 제조업체에 취업한 분이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해 새로 일자리를 얻고 4월 첫 월급을 받은 후 기쁜 마음에 보낸 거였다.”

 15일 만난 한국폴리텍대학 박종구(사진) 이사장은 편지를 보여주며 “고령자의 취업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텍은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으로 산업현장 기술인력을 양성한다. 전국에 8개 대학, 34개 캠퍼스가 있다. 2008년부터 베이비 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한 중장년층, 전직 예정자,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3개월짜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보일러 시공, 인터넷 쇼핑몰 관리실무 등 21개 과정이다.

 -베이비 부머를 위한 기술교육 프로그램은.
 “퇴직한 베이비 부머는 재취업이 어렵고, 취업에 성공해도 일자리 질이 낮아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이 크다. 기술교육을 통해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교육 인원은 지난해 333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500여 명이 이수했거나 교육 중이다. 연말까지 1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쟁률도 높다. 예를 들어 항공기체 제작 과정은 4대 1에 달했고 교육생 20명 가운데 85%가 취업했다.”

 -최근 중점을 두는 교육 프로그램은.
 “지난해까지는 보일러, 특수용접, 전기공사, 도배 등 블루칼라 직종에 대한 직업훈련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올해부터는 보다 창조적인 직업능력이 요구되는 물류처리, 쇼핑몰 관리운영 같은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산업현장의 요구와 중년·고령층이 원하는 교육에 맞춰서다. 하반기를 목표로 의료기기 관련 교육도 준비 중이다.”

 -외국과 비교할 때 중·장년 재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 교육은 어떤가.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발달한 독일이나 스웨덴에 비하면 조금 뒤진다. 독일을 100으로 본다면 우리는 80~90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수준에서 봤을 때 결코 뒤지지는 않는다. 물론 중년·고령자 기술교육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

 -향후 교육·훈련의 주안점은.
 “기업 수요와 지원자의 적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 이수자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할 것이다. 우리 교육생들을 고용한 기업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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