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의 강자들] ㈜G&B코스메틱 김영선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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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화장품업계의 신데렐라-.'

㈜G&B코스메틱의 김영선(35.사진)사장을 업계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그는 회사 설립 2년여 만인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직원 20명의 1인당 평균 매출액이 1억5천만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률도 10%를 넘어 업계 평균의 배에 이른다.

그는 의약품 성격을 가미한 화장품(메디컬 코스메틱)으로 새 시장을 개척했다. 이화여대 약대 출신으로 ㈜한국 존슨 앤 존슨에서 피부과 병원과의 약국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던 중 시장 잠재력을 확인하고 창업에 나섰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 외국에는 피부를 개선하기 위한 병원용 화장품이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피부과 가운데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성업 중인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요."

김사장은 2000년 7월 '의사와 약사가 함께 만드는 화장품'을 표방하며 회사를 세웠다. 신뢰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를 위해 지명도가 높았던 이지함 피부과 의사들을 주주로 참여시키고 상표도 이지함의 영문 표기인 LJH로 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 이들의 조언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일선 의사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 때도 여드름이 있거나 지성 피부의 고객을 위해 기름기가 없고 덜 자극적인 성분을 추가한 것이 한 예다.

이 회사는 스킨로션.자외선차단제 등 기초화장품 35종을 생산하고 있다. 주고객은 여드름.주근깨.잡티.기미 등 피부 트러블이 있는 20대 중반~30대 중반의 직장 여성이다.

판매는 이지함피부과 체인 병원 일곱곳과 약국 두곳, 인터넷사이트(www.LJH.co.kr)등이다. 이 회사는 화장품 회사로는 드물게 광고를 하지 않고 직영매장도 내지 않았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인점 판매를 하지 않는 대신 가격은 비싸게 책정하고 있다.

새 손님을 끌기보다는 한 번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 다시 찾도록 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다행히 입소문을 통해 제품이 알려지면서 판매가 꾸준히 늘어 2001년 21억원,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올해는 더 많은 약국을 판매망에 끌어들일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까지는 이지함 피부과의 명성 덕분에 안정적으로 성장해 왔으나 앞으로 외형을 키우는 것은 물론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단단하게 '맷집'도 길러야 한다. 홍보.판매망을 확충해야 하고 기업 덩치에 걸맞은 경영노하우도 절실하다. 김사장의 꿈은 야무지다.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명품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글=김상우.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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