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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커튼 속 먼지 사냥엔 '헤파필터 청소기'가 비밀 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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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먼지의 계절이다. 날씨가 건조한 데다 황사·꽃가루가 집안까지 날아든다.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권명희 연구관은 “특히 밀폐된 지하 실내 공기는 바깥보다 오염 물질이 3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주택 실내 공기 질 관리 매뉴얼을 토대로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거실 환기 땐 마주보는 창 열도록

카펫은 재질 특성상 미세먼지를 끌어 당긴다. 청소기로 꼼꼼히 제거 하는 것이 좋다. [김수정 기자]

▶주방=주방은 먼지 생산 공장이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미세먼지와 부유 미생물을 대량 생산한다. 가스불을 켤 때부터 요리를 마칠 때까지 기체와 함께 많은 양의 먼지도 함께 나온다. 요리할 때는 창문을 열어 반드시 환기를 시킨다. 주방용 환풍기는 냄새만 제거할 뿐 나쁜 먼지는 제대로 없애지 못한다.

주방 청소도 꼼꼼히 한다. 지저분해지기 쉬운 가스레인지와 환풍기 표면에 미세먼지가 잘 쌓인다.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하고, 필터는 먼지와 기름때를 없앤 후 충분히 건조한 다음에 사용한다. 음식물 쓰레기도 바로 치운다. 포도상구균 같은 미생물이 먼지에 달라붙어 집안 공기를 오염시킨다.

▶거실=거실은 집안 미세먼지 집합소다. 오염 물질은 실내에 쉽게 쌓인다. 지면에 가까이 있는 주택은 바깥 공기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짙다. 하루 세 번씩 30분 정도 마주 보는 창문을 열어 외부 공기로 교환한다. 환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하는 것이 좋다. 새벽 시간은 대기가 침체돼 오염물질이 외부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다만 황사가 심할 때는 환기를 자제한다.

담배도 실내 공기를 더럽히는 요인이다. 담배 연기에는 수천 종의 독성물질이 뒤섞여 있다. 담배 연기는 벽지·가구 표면 등 집안 곳곳에 스며든다. 애완동물의 피부나 털·분비물에는 미생물이 서식한다. 집 안에서 키운다면 털이 집안에 날리지 않도록 한다.

▶침실=이불·침대 매트리스·옷은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서식지다. 집먼지진드기 사체·배설물은 시간이 지나면 미세먼지로 바뀐다. 습도가 높고 따뜻한 봄·여름에 왕성하게 번식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먼지를 털어낸다. 수시로 물세탁을 한 뒤 햇빛에 잘 말린다. 천으로 된 봉제인형도 주기적으로 세탁한다.

장롱·침대 등 가구는 물론 바닥 청소도 빠뜨리지 않는다. 덩어리진 먼지가 가라앉아 숨어 있다. 세탁소에서 주는 철 옷걸이에 못 쓰는 스타킹을 씌운 후 훑어낸다. 자주 청소하기 힘든 장롱 위는 신문지 같은 얇은 종이를 깔아놓는다. 먼지가 쌓이면 종이만 접어버리면 청소를 끝낼 수 있다. 방향제는 화학성분이 없으면서 제습·살균 효과가 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산세베리아·관음죽 … 미세먼지 없애줘

▶청소=소파·카펫·커튼에는 먼지가 조밀한 섬유조직과 결합해 쌓인다. 진공청소기로 일주일에 한 번씩 바닥을 포함해 소파·카펫 등 먼지가 많은 곳을 빨아들인다. 이때 여과력이 약한 청소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집 안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 수 있다. 청소기는 흡입한 큰 먼지를 잘게 쪼개 다시 집 안으로 배출한다.

2010년부터 정부는 청소기 미세먼지 방출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청소기 미세먼지 재방출 시험을 통해 5개 등급으로 진공청소기를 구분한다.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성원 교수는 “미세먼지 방출량 4등급 청소기는 1등급 청소기와 비교해 10배 이상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며 “여러 단계로 밀폐 시스템을 갖춰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 공기를 관리하는 에어컨·제습기·청소기에는 헤파필터가 장착됐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헤파필터는 불규칙하게 배열된 섬유를 모아 정전기를 일으켜 미세먼지 같은 공기 중 입자를 붙잡는다. 헤파필터 등급은 숫자가 클수록 고효율이다.

▶식물=식물은 천연 공기청정기다. 집 안에 식물을 키우면 미세먼지를 직접 흡수하거나 잎 표면 털에 흡착한다. 또 식물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은 미세먼지를 안정화시켜 땅으로 떨어뜨려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음이온 발생량은 식물 종류별로 차이가 있다. 음이온이 많이 발생하는 식물은 산세베리아·팔손이나무·몬스테라·심비디움·관음죽 등이 있다.

또 실내 전자파와 오존을 흡수하고,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농도를 감소시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실내 면적의 5%는 식물로 채워야 실내 공기 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 위생=미세먼지는 겉옷이나 머리카락·피부에 붙어 집 안으로 유입된다. 집 안에 들어오기 전 문 밖에서 옷을 미리 털어준다. 집 안에 들어가면 바로 화장실로 가서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 오염물질에 취약한 눈·목·코도 씻고 입은 양치질을 한다. 물은 충분히 마신다. 기도나 기관지에 달라붙은 미세먼지를 희석시켜 바깥으로 배출하도록 돕는다. 하루 8~10잔 정도 마신다. 시야가 뿌연 날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다. 이런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황사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길거리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권선미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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