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 프로필서 '맨유' 지운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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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알렉스 퍼거슨(72) 감독 은퇴의 후폭풍이 거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 데이비드 모예스(50) 감독을 퍼거슨의 후임으로 뽑았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에버턴을 저력 있는 중상위권팀으로 가꿔낸 재능 있는 감독이다. 영국 지도자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상도 2003, 2005, 2009년 세 번이나 탔다. 맨유와 계약 기간은 6년이며 연봉 등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기 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맨유의 주축 공격수 웨인 루니(28)가 모예스와는 한 지붕 아래 머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원래 루니는 에버턴의 유스팀 출신이다. 모예스는 2002년 에버턴에서 16세이던 루니를 프로에 데뷔시킨 지도자다. 그러나 2004년 루니가 맨유로 이적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루니는 자서전에 모예스 감독을 두고 “언론에 나에 대한 험담을 흘렸다”고 썼다. 모예스 감독은 이를 문제 삼아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루니는 약 2억원의 위자료를 냈다.

 앙금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모예스가 맨유의 새 사령탑으로 발표되자 루니는 트위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라는 프로필을 ‘영국 나이키 선수’로 바꿨다. 맨유는 “루니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며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루니 문제에 대해 일단 침묵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벌써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등이 루니의 영입을 노린다는 보도까지 하고 있다.

 한편 맨체스터 지역의 하원의원 2명은 ‘퍼거슨 경을 종신 귀족으로 승격하고 상원의원으로 추대하자’는 발의를 했다. 퍼거슨이 받은 기사 작위는 서(Sir)지만 종신 귀족이 되려면 로드(Lord)로 격상돼야 한다. 퍼거슨 감독의 은퇴 경기는 20일 열리는 웨스트브로미치와의 원정경기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입장권 가격이 3000파운드(약 51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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